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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관절염 신약 '인보사' 판매 잠정중단

美 임상시험 중 다른 세포 발견

식약처 "안전성엔 큰 우려 없어"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세계 첫 퇴행성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사진)’의 판매가 잠정 중지됐다.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공식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인보사케이주의 주성분 중 1개 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로 추정돼 코오롱생명과학에 제조·판매 중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식약처의 요청에 따라 인보사케이주의 유통·판매를 자발적으로 중지한다고 밝혔다인보사케이주는 중간 정도 증상(중등도) 무릎 골관절염 치료에 사용되는 유전자치료제로 주성분은 1액(동종유래 연골세포)과 2액(TGF-β1 유전자삽입 동종유래 연골세포)으로 구성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에서 인보사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던 중 1액에 포함된 연골세포의 성장을 돕기 위해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2액의 세포가 한국에서 허가될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르다는 것이 확인돼 이를 식약처에 통보했다. 당초 2액의 허가사항은 유전자가 포함된 연골세포였으나 유통제품은 유전자를 전달하는 매개체를 만들기 위해 사용한 신장세포주가 혼입된 후연골세포를 대체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에 사용된 세포도 미국에서 사용된 세포와 동일할 가능성이 있어 유통·판매를 중지하게 됐다”며 “국내에서 사용된 세포에 대한 검사 결과는 4월15일께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이날 중앙약사심의위를 개최한 결과 최초 임상시험 이후 현재까지 11년간 안전성이 우려되는 부작용 보고사례가 없었다는 점, 제조과정에서 해당 세포(2액)에 방사선 조사를 해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안전성 측면에서 큰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

안전하다지만 신뢰 흠집난 첫 ‘블록버스터’

사측 “분리정체과정 미비했다”

당국 “원인 나올때까지 대체처방”

판매 중지 땐 개발 위축 가능성

日 기술수출·美 임상 등 ‘빨간불’







국내에서 처음 개발된 블록버스터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케이주’가 허가와 다른 주성분 사용 문제로 잠정 판매중지를 당하면서 국내 유전자치료제 개발업계가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전성 측면에서 아직은 큰 우려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인보사는 당장의 허가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품질관리의 국제적 신뢰도에 금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게 됐다. 총 1,100억원을 들여 19년간의 개발 끝에 인보사를 탄생시킨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노력도 예상치 못한 이번 사태로 빛이 바랠 위기에 처했다.

31일 식약처는 공식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코오롱생명과학 측에 인보사케이주 잠정 판매중지를 요청했고 해당 업체가 해당 제품의 유통·판매를 중지했다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이 미국에서 해당 제품의 임상시험 계획(3상) 승인을 받은 후 진행하던 중 1액에 포함된 연골세포의 성장을 돕기 위해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2액의 세포가 한국에서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르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식약처는 원인 조사에 대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제제 같은 대체의약품을 처방해줄 것을 당부했다.

다만 식약처는 “현재까지 안전성 측면에서 큰 우려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식약처의 판단 근거는 △최초 임상시험 이후 현재까지 11년간 안전성이 우려되는 부작용 보고 사례가 없었다는 점 △제조 과정에서 해당 세포(2액)에 방사선 조사를 해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점 △품목허가 시 제출된 독성시험 결과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에서 사용된 세포도 미국에서 사용된 세포와 동일할 가능성이 있어 유통·판매를 중지하게 됐다”며 “국내에서 사용된 세포에 대한 검사 결과는 오는 4월15일께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2액 제조 과정에서 신장세포(TGF-β1 유전자 인위적으로 삽입)로부터 TGF-β1 유전자를 분리·정제해 연골세포에 삽입한다”며 “이 과정에서 분리 정제 미비로 신장세포의 일부가 혼입돼 당초 만들려던 연골세포를 신장세포로 대체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태로 국내 유전자치료제 개발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까지 미국·유럽 등 주요 선진국이 허가한 유전자치료제는 4개 품목에 불과하다. 이들 의약품은 면역결핍질환·유전질환이나 항암 치료에 쓰여 퇴행성 질환인 무릎골관절염 치료를 위한 유전자치료제는 인보사가 처음이었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유전자치료제와 관련한 임상은 총 70여건이며 대표 업체는 코오롱생명과학과 신라젠·바이로메드 등이다.

인보사가 잠정 판매중지의 철퇴를 맞으면서 코오롱 측이 이미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은 물론 해외 임상에도 빨간불이 켜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11월 일본 판권을 6,700억원에 글로벌제약사 ‘먼디파마’에 넘기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인 레이저티닙의 기술수출에 이은 대규모 계약 체결로 단일국가 기술이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였다. 코오롱은 해외에서 홍콩·마카오에 약 170억원, 몽골에 약 100억원, 사우디아라비아 및 아랍에미리트(UAE)에 예상 매출 약 1,000억원어치의 인보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중국 하이난성에서도 2,3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코오롱이 유전자 치료기전을 바탕으로 추진했던 후속 파이프라인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11일 신경병증성 통증 유전자치료제(KLS-2031)에 대한 임상 1상 및 2a상 계획을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전자치료제는 기존의 화학합성의약품보다 훨씬 더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품목”이라며 “코오롱이 국내에서 허가받지 못한 연골재생 쪽 효능까지 입증받으려고 임상을 추진해온 만큼 국내 조사 결과도 해외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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