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개막전이 열린 5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는 진에어 그린윙스와 kt 롤스터간 첫 대결을 직접 보러 온 게임 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같은 시간 퇴근길 지하철과 안방까지도 현장의 뜨거운 열기와 생동감이 그대로 전해졌다. 이날부터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5세대(5G)를 기반으로 다중 화면과 고화질 확대, 느리게 보기 등 첨단 기능을 갖춘 게임 중계를 개시하며 시청자의 몰입감을 극대화해서다. 5G 중계를 처음 접한 직장인 이대영씨는 “게이머 10명 모두의 화면을 동시에 보니 어떤 전술을 펼치는 지 바로 알 수 있었다”며 “보는 게임의 차원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5G 게임 중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동시에 여러 화면을 볼 수 있는 ‘멀티뷰’로, 이통 3사 모두 제공한다. 5G는 대용량 데이터를 지연 없이 빠르게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고화질의 게임 중계를 시야별로 송출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12개 시점을 보여주는 ‘5GX 멀티뷰’를 서비스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롤) 게임은 5명 대 5명이 동시에 참여한다. 화면 양쪽 끝에 양팀 선수 5명씩 10개의 분할화면을 배치하고 중앙 상단에는 전체 화면, 중앙 하단에는 게임 정보를 배치했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12개를 동시에 볼 수 있고 시청자의 기호에 따라 좋아하는 한 선수의 시야로도 관람할 수 있어 흥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e스포츠라이브’를 통해 5G로 생중계한 데 이어 이번 LCK로 두 번째 중계에 나서는 KT 역시 멀티뷰를 장점으로 내세웠다. KT는 모두 20개의 고화질(풀HD급) 화면 가운데 이용자가 최대 5개의 화면을 선택해 게이머의 시각으로 보도록 서비스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일 서비스를 시작한 ‘U+게임라이브’로 이번 LCK 서머를 중계하는데, 기존 대비 3배 선명한 화질로 10개의 선수별 경기화면 중 시청자가 3개를 선택하는 식이다. LG유플러스는 특히 생중계가 끝난 뒤 주문형비디오(VOD)로 게임방송을 다시 볼 때도 멀티뷰를 제공한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VOD로 멀티뷰를 이용하는 것은 ‘U+게임라이브’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통 3사는 멀티뷰 외에도 최신 5G 기술을 게임 중계에 적용했다. SK텔레콤의 ‘핀치 줌’은 화면을 최대 4배까지 확대해도 화질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 기능이다. 게임 캐릭터의 미세한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고, 스마트폰의 화면이 작아 잘 보이지 않는 정보도 자세히 볼 수 있다. ‘데이터 다이어트 솔루션’을 적용해 데이터 소모량을 최대 40% 줄인 점도 특징이다.
LG유플러스는 놓친 장면이나 빠르게 지나간 장면을 돌려보는 ‘타임머신’과 ‘한타’라고 불리는 중요한 격전의 순간을 느린 속도로 자세히 볼 수 있는 ‘슬로비디오’ 기능을 적용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롤은 월간 접속자가 1억명에 달하고, 지난봄에 열린 ‘LCK 스프링 2019 파이널’은 국내에서만 약 150만명이 생중계를 시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5G 시대를 맞아 게임 시청 시장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8월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LCK 서머 대회에는 △SK텔레콤 T1 △그리핀 △킹존 드래곤X △샌드박스 게이밍 △담원 게이밍 △한화생명 e스포츠 △젠지 이스포츠 △아프리카 프릭스 △kt 롤스터 △진에어 그린윙스 등 10개의 프로팀이 출전해 팀별로 18경기씩 모두 90경기를 치른다. 이번 대회 우승팀은 ‘롤드컵’으로 불리는 ‘롤 월드 챔피언십’의 직행권을 얻는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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