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대해 “역사에 없던, 초격차의 ‘K-APEC’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경주만의 행사가 아닌 국민들이 참여하는 APEC이 돼야 한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김 총리는 16일 경상북도 경주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제48회 대한상의 하계포럼’ 개회식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들이 금모으기에 동참했던 것처럼 이번 APEC 역시 온 국민이 함께해 한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문화 선도국가로 올라서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K-APEC'의 성과 지표를 '숫자'로 내세우며 "APEC이 끝나면 훨씬 많은 관광객이 한국에, 경주에 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다음 주 APEC 점검 종합회의를 주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총리는 지금을 IMF보다 더한 위기라고 진단했다. 구조적 어려움에 내란까지 겪은 탓이다. 그는 "정치적 내란을 벌인 사람들을 단죄하지 않으면 이 나라는 전 세계로부터 비난받고, 우습게 생각될 것이다. 단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의 우선 과제로는 앞으로 3∼6개월 한국 경제의 기본 틀을 규정하는 관세 협정에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과 바이오, 콘텐츠·문화, 방위, 에너지 산업에 집중 투자해 잠재성장률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또 "우리나라에 가장 부족한 것이 제국적 사고"라며 "저도 과거 학생운동하고 제국적 국제질서를 비판했던 사람이지만 때로는 대한민국을 미국의 51번째 주(州)라고 하는 비판이 아니라, 미국이 한국의 14번째 자치단체라고 보는 공격적 관점을 가질 때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총리 임명 직후 일본 고노 다로 전 외무상과 통화한 일화도 공개했다.
김 총리는 고노 전 외무상이 축하 전화에서 이 대통령이 대일관계와 관련해 언급한 '외교적 연속성'의 의미를 물었고, 이에 자신이 '헌법에 나와 있는 정신, 우리가 지켜야 할 헌법적 가치와 역사적 원칙을 지키지만, 동시에 외교적 연속성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현실적 감각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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