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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째 소식없는 재보험사 추가승인

초기 자본금 부담에다

코리안리 점유율 굳건

나서는 곳 없어 신청 '0'





신규 재보험사 설립에 팔을 걷어붙였던 금융당국이 제2 재보험사 후보조차 찾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재보험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를 들여 코리안리의 40년 독과점 체제를 무너뜨리겠다는 당초 포부와 달리 1년째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재보험 시장에 뛰어들 신규 사업자를 찾겠다는 당국의 계획이 처음부터 무리수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당국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금융당국에 접수된 재보험 인가 신청은 전무하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6월 국내 재보험 시장의 경쟁을 촉진한다는 취지에서 신규 재보험사를 인가해주기로 했으나 재보험사 인가에 도전하려는 투자자 자체가 나타나지 않아 설립은커녕 인가 심사조차 진행하지 못한 것이다.

재보험사 인가 신청이 전무한 첫 번째 이유는 초기 자본금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제2 재보험 설립 요건은 자본금 300억원이지만 제대로 된 재보험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3,000억~5,000억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300억원이라는 자본금 기준은 후보군을 늘리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많은 금융사가 재보험 시장 진출을 타진했지만 자본금 확보 과정에서 계획을 접었다. 팬아시아컨설팅 대표 재임 시절 제2 재보험사 설립을 추진했던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제2 재보험 시장 도전자들이 3,000억원은커녕 1,000억원도 모으지 못하고 계획을 접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재보험 시장이 이미 레드오션인데다 코리안리의 독점 구조가 완고하다는 점도 새로운 도전자들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다. 재보험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최근 10년째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특히 코리안리는 국내 유일의 재보험 전업사로서 시장점유율 6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데다 스위스리·뮌헨리 등 유수 외국계 재보험사들의 시장점유율도 공고해 신규 재보험사가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구조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막대한 자본금이 투입되는 것에 비해 성공 여부도 불확실한 시장이라 신규 투자자에게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신규 재보험사 인가를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신청 마감기한을 정하지 않고 신청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앞서 제2 재보험사에 도전하려고 했던 후보군이 있지만 자본금, 치열한 시장경쟁 등 복합적인 이유로 도전을 접었다”며 “국내 투자자, 해외 투자자 구분 없이 신규 도전자에 문을 열어두고 제2 재보험사 인가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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