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울 때든 추울 때든 제대로 작동하도록 2,000가지의 시나리오를 테스트했습니다. 세우든 눕히든 미세먼지를 감지할 뿐 아니라 한여름 뜨거운 차량에 둬도 문제 없다는 ‘가혹 테스트’를 통과했습니다.”
LG전자(066570)의 휴대용 공기청정기 ‘퓨리케어 미니’ 개발을 주도한 구명진 LG전자 에어솔루션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양승훈 B2C상품기획팀 책임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났다. 개발 당시 일화를 묻자 양 책임은 “차량 내에서 많이 쓰이는 만큼 자동차부품연구원에서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똑같은 테스트를 통과해 더운 날에도 배터리 사용이 안전하다고 검증받았다”고 소개했다.
고정형 공기청정기와 같은 설계로는 제품을 눕혔을 때 미세먼지 감지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개발진의 고민거리였다. 고정형 공기청정기는 공기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성질을 이용해 미세먼지를 감지하기 때문이다. 구 연구원은 “먼지 센서에 추가로 팬(fan)을 달아 어떤 방향에서든 바람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작은 공기청정기는 성능이 떨어진다’며 의구심을 품는 소비자들도 있다. 이에 퓨리케어 미니는 중형차 크기 실내에 퍼진 미세먼지를 8분 만에 50% 이상 정화한다는 국제 검증을 받았다. 8분이면 퓨리케어 미니가 표시하는 총 4단계의 공기 질 상태 중 2단계가 올라가는 수준이다. 이 정도의 성능을 내면서도 생수 한 병의 무게 530g을 구현하는 작업에 3~4개월이 소요됐다.
‘작지만 강한 공기청정기’는 LG전자의 기술 노하우가 더해져 나올 수 있었다. 구 연구원은 “배터리는 안전성과 신뢰성이 중요한 부품인데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 담당자가 부족한 경험을 많이 보완해줬다”면서 “바람을 다루는 방식도 청소기 등에 활용하는 선행기술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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