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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소 공수·무균포장·락토프리..매일유업, 잇단 최초로 유제품 새 역사

[장수 식품기업, 성공 DNA를 찾아서] <1>매일유업

"매일 상표만 봐도 믿음가게 하라"

선대회장부터 50년간 품질 최우선

농가 설득해 고창 상하공장 설립

앞선 투자로 매출 1.3조로 급성장

상하농원서 '한국형 6차산업' 구축

1972년 매일유업 평택공장 기공식에서 김복용(왼쪽 여섯번째) 선대회장이 부지 조성을 위한 첫 삽을 꽂고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매일유업






전북 고창은 국내 최초로 행정구역 전체가 유네스코의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대표적 청정지대다. 매일유업(267980)이 일찌감치 고창을 유기농 유제품의 생산기지로 낙점한 이유다. 지난 12일 찾은 고창군 상하면에서는 비옥한 황토와 깨끗한 물, 공기를 순환시키는 해풍 등 유기농 제품을 만들기에 더할 나위 없는 최적의 환경을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었다. 2004년 이곳에 문을 연 상하공장을 기반으로 매일유업은 그동안 불모지나 다름없던 유기농 유제품 시장을 개척해 왔다. 이 곳에서 만든 상하치즈는 최근 전 세계 미슐랭 수상 레스토랑 요리사들이 심사하는 ‘2019 국제 식음료 품평회’에서 한국 치즈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물론 시작부터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하지만 매일유업 창업주인 고 김복용 선대회장은 “유기농은 미래가치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역 농가를 일일이 설득했다. 미래를 내다본 선제적 투자는 오늘날 매일유업을 유기농 유제품 시장의 독보적인 선두로 만들었다.



전북 고창군 매일유업 상하공장에서 직원이 생산 중인 유기농 우유를 점검하고 있고 있다. /사진제공=매일유업


2016년 전북 고창군 상하면에 문을 연 매일유업의 농어촌 테마공원인 상하농원 전경. /사진제공=매일유업


◇미래 50년의 신성장동력 ‘상하농원’=지난 5월 매일유업이 창립 50주년 기념식으로 택한 곳도 상하농원이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과 경영진이 굳이 서울에서 차로 3시간 넘는 거리에 있는 상하농원을 찾은 데는 이곳에 매일유업의 미래가 달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매일유업 관계자의 귀띔이다. 김 회장은 기념식 당일 “상하농원은 매일유업 미래 50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두 달여 지나 찾은 상하농원에서 김 회장이 그토록 확신한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8년간의 오랜 준비 끝에 고창군 상하면 9만9,173㎡(3만평) 대지에 2016년 문을 연 상하농원은 농산물의 생산·가공·서비스·유통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한국형 6차산업’의 성공적 비즈니스 모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에 온듯한 이국적인 풍경 속에 목장과 농장은 물론 각종 체험형 공방까지 갖춘 덕분에 개장 이후 26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으며 고창의 관광명소로도 자리매김했다. 초등학생 자녀와 이 곳을 찾은 한 관람객은 “사전 신청으로 우유, 치즈, 버터 등 총 150여 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어 아이에게 교육적인 시간이었다”며 “가족들과 또 방문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로써 지역 농가와의 지속적 교류로 건강한 식재료를 발굴하고 소비자들과 함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확보하겠다는 게 매일유업의 구상이다.



민성문 매일유업 상하공장장은 “상하는 매일유업 유기농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밑바탕이자 경영진의 철학이 가장 많이 담긴 곳”이라며 “매일유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전부 녹아있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회장은 틈날 때마다 상하농원을 자주 찾을 정도로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1973년 국내 최초로 매일유업이 항공기를 통해 수입한 젖소를 하역하고 있다. /사진제공=매일유업


상하농원 내 동물농장에서 관람객들이 송아지에게 우유 주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매일유업


◇1973년 비행기로 젖소 첫 수입…‘최초’만 써내려온 역사=매일유업은 지난 반세기 동안 줄곧 ‘최초’의 역사를 써왔다. 그 중 하나는 그동안 배를 통해 한 달 넘게 실어와야 했던 젖소를 1973년 국내 ‘처음으로’ 비행기로 들여온 일이다. 젖소의 상태가 좋아야 우유의 품질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같은 해에는 국내 ‘최초’ 무균포장 방식의 테트라팩 포장제품 생산설비를 갖춘 광주공장이 가동되면서 전국 오지까지 우유 공급이 가능해졌다. 2004년 매일유업이 100억원을 투자해 상하공장에 도입한 마이크로필터 공법은 국내 ‘최초’의 최첨단 원유 필터링 설비로 맛과 품질에 영향을 끼치는 유해 미생물과 세균을 99.9%까지 걸러준다. 건강한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서도 매일유업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2005년에는 국내 ‘최초’로 유당(락토스)을 제거한 락토프리 우유인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출시하며 우유 섭취 후 복통이나 설사 증상을 보이던 사람들도 맘 편히 우유를 마실 수 있게 했다. 일찌감치 중동과 중국에 수출을 시작한 매일유업은 2015년 국내 분유업계 ‘최초’로 ‘5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이처럼 숱한 ‘최초’의 타이틀은 창사 이래 품질경영만이 살길이라고 믿어온 경영진의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선대회장은 1979년 신년사에서 “‘매일’ 제품이라면 고객이 상표만 보고 저절로 믿음이 가게끔 최우수 제품만을 만들어야 한다”며 품질경영을 강조했다. 덕분에 창립 8년 만인 1977년 매출 100억원을 넘어선 매일유업은 40년 만인 2009년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조3,000억원까지 급성장했다.

/고창=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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