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능동적으로 친환경을 ‘알아보고 찾는’ 에코소비 2라운드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기존 에코소비(eco)가 비닐 안쓰기, 플라스틱 용기 덜쓰기와 같은 수동적 형태였다면 이제는 소비자들이 친환경 기업을 자진해서 찾고 이왕이면 친환경 기업에서 소비를 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에코소비 2라운드는 친환경제품으로 상품 전시(Display), 친환경 분해(Decomposition)되는 소재, 심지어 기존 비친환경적인 것을 폐기(Disposal)하는 ‘3D’의 형태로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에코 의류에 대한 의식있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소비자들이 먼저 친환경을 확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유통업체들은 이제는 에코가 윤리를 넘어 매출로도 연결되는 시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데이즈를 파는 의왕점은 매장 집기부터 플라스틱 최소화를 내걸었다. 통상 플라스틱으로 만든 진열대 역시 100% 재활용이 가능한 알루미늄 집기로 제작했다. 높이와 폭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도 플라스틱이 줄 수 없는 장점이다. 플라스틱 옷걸이를 모두 종이 옷걸이로 대체했다. 데이즈의 연간 옷걸이 폐기물은 자그마치 1,000만개. 매년 버려지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오히려 제작비용이 10~20% 더 높은 종이 옷걸이를 택했다. 매년 플라스틱 폐기물 부담금으로 4,000만원 정도를 부담하는 것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비용도 줄인다는 계산이다. 매장 진열뿐만 아니라 신발 상자도 고객이 구매 후 한 쪽 면을 손쉽게 자르면 수납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데이즈는 버려지는 페트병에 주목해 페트병을 업사이클링한 폴로 티셔츠를 선보였다. 페트병 12개를 녹여 원사를 추출하면 폴로티셔츠 한 벌이 완성된다. 올해만 폐페트병 폴로티셔츠 1만5,000장을 제작해 폐페트병 18만개를 재활용했다.
패션도 친환경 시대로 분해성이 뛰어난 소재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배송과정에서 발생하는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홈쇼핑 업계에서 주요 판매 품목인 패션에도 친환경 소재를 속속 도입 중이다. 피부에 닿는 것이라면 꼼꼼히 성분을 따지는 스마트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CJ ENM 오쇼핑부문의 패션 브랜드 ‘셀렙샵 에디션’은 친환경 소재로 알려진 오스트리아 렌징사(Lenzing)의 ‘리오셀’ 소재를 사용한 ‘티블라우스’를 7월 말 선보였다. 리오셀은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추출한 자연 유래 섬유로, 에코 분산 기술이 적용돼 분해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은 지난 달 29일 방송에서 27분 동안 약 1,800세트, 지난 7일 방송에서도 19분 동안 1,500세트가 판매됐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도 앞다퉈 ‘에코 브랜드’를 선언하고 있다. ‘자라’ 등 SPA 브랜드를 소유한 ‘인디텍스’는 2025년부터 의류 원자재 모두를 지속 가능한 소재로 대체하겠다고 최근 선언했다. H&M의 ‘COS’는 지속 가능한 소재를 다양하게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가닉 코튼’ ‘텐셀’ ‘쿠프로’ 소재가 대표적이다. 코스는 공정 과정에서 남는 자투리까지도 버리지 않고 모아 다시 실을 짜서 활용하는 ‘소재 재활용 프로젝트’도 운영 중이다.
유명 디자이너들도 친환경 소신을 담은 컬렉션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필립 림’은 올해 가을·겨울 콜렉션부터 지속 가능한 패션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해당 콜렉션에서 사용되는 소재 가운데 60%가 천연 섬유로, 재활용 소재 위주의 부자재를 사용했다.
/김보리·변수연 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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