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방문한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신세계푸드(031440) 음성 가정간편식 (HMR) 전용공장은 마치 ‘대형 정육점’을 연상케 했다. 한 켠에서는 LA 갈비 등 명절 기간에 판매량이 늘어나는 다양한 육류가 부위별로 절단되고 있고, 다른 한 쪽에서는 고된 ‘명절 노동’을 덜어주는 제수용 가정간편식이 쉴 새 없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날은 추석에 맞춰 새롭게 출시된 ‘대박 너비아니’가 처음 세상에 나왔다. 얇게 저민 고기에 양념을 입힌 너비아니는 우리나라 전통음식으로 차례상에도 올릴 수 있다. 너비아니 생산라인으로 들어가자 배합기 안에서 대형 칼날이 굉음을 내며 회전하고 있었다. 씹는 식감을 살리기 위해 국산 돼지고기를 알맞은 크기로 자르는 과정이다. 이후 간장과 물엿, 훈연육으로 만들어진 특제 소스 등이 투하된다.
신세계푸드가 특히 심혈을 기울인 것은 바로 이 ‘훈연육’이다. 인공적인 숯불향을 가미하는 대신 서울 성수동 부근의 랩실에서 실제로 참나무를 태워 국산 돼지고기 목살을 훈연했다. 훈연육은 간장, 물엿 등과 함께 소스로 만들어져 너비아니의 감칠맛을 높여준다. 김희국 신세계푸드 올반HMR 마케팅팀 대리는 “일반적으로 숯불향을 내기 위해서 액기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박 너비아니는 조금 더 복잡한 과정을 거치더라도 실제로 나무를 태워서 발생하는 연기를 고기에 입혀 부드러운 식감과 불향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옆으로 자리를 옮기자 직사각형 모양으로 찍혀진 너비아니가 초대형 그릴판 위에 올려진 채로 3가지 오븐을 통과하고 있었다. 먼저 열순환 오븐에서는 110도의 온도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가 2분여간 너비아니를 깊숙이 익혀준다. 이후 불에 달궈진 석쇠가 너비아니에 줄을 만들어주며 불맛을 더한다. 마지막 오븐에서는 원육을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2차 가열이 진행된다. 1차 가열 때보다 더 높은 180도의 고온에서 35초간 순간적으로 ‘슈퍼 스팀’이 분사되며 손실된 수분이 보충되는 것이다.
이후 벽돌처럼 단단하게 냉동된 너비아니는 엑스레이와 금속검출기를 통과해 포장된다. 이렇게 생산되는 너비아니 양은 하루 평균 약 9,000팩에 달한다.
‘정성’을 강조하며 제수용 음식을 직접 만들어내던 이전과 달리 최근에는 ‘간편함’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이에 따라 신세계푸드는 떡갈비, 고기완자 등 지난해까지 4가지에 불과했던 전류 가정간편식을 6가지로 늘렸다. 이렇게 탄생한 대박 너비아니와 동그랑땡은 시중 제품보다 30% 가량 저렴하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제수용 가정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보다 판매 목표를 20% 높여 잡았다”며 “올해 추석이 평년보다 1개월 빠른 늦여름인 만큼 가정에서 직접 만드는 것보다 가정간편식으로 대신하려는 소비자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추석 기간(추석 전 1개월간) 제수용 전류 가정간편식의 판매량은 2016년 10만600개에서 지난해 20만6,000개로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올해는 25만개로 목표 생산량을 높였다.
판매망도 확대하고 나섰다. 온라인몰을 통해 제수용 가정간편식을 구입하는 소비자도 증가하고 때문이다. 또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를 통해서도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준교 신세계푸드 음성공장 생산2파트장은 “간편한 추석 상차림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제품의 종류와 생산량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품질과 위생, 맛 등 3대 요소에 더욱 집중해 명절 가족 음식으로 내놓아도 손색없는 가정간편식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음성=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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