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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창업, 상권을 보라]외식사업 '실버채용' 주목해야

■정성휘 ㈜홍두당 대표

'세월의 깊은 맛' 신메뉴로 접목 가능

고용 창출 효과…국가경제에도 보탬





대구근대골목단팥빵 이전에 첫 창업으로 부산에서 씨앗호떡 가게를 준비할 때의 일이다.남포동 시장을 헤맨 끝에 작은 노점을 운영하시는 할머니 한 분께 씨앗호떡을 배울 수 있었다. 사실 첫 수업 전까지 기대보다 우려가 앞섰다. 연세가 일흔이 넘은 할머니께 얼마나 배울 수 있을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우였다. 체력 탓에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없어 외진 자리를 택하셨을 뿐, 할머니의 씨앗호떡은 세월의 깊은 맛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외식 창업을 준비하는 이라면 마땅히 ‘노병(老兵)’에 주목해야 할 이유를 설명해주는 단적인 사례다.

세간의 의견과는 조금 다를지 모르겠지만, 외식사업에 있어 중장년층 이상의 고연령 직원 채용은 실보다 득이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고연령 직원의 풍부한 경험이 조직 전체와 내는 시너지가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단순히 ‘손맛’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템 조사, 식자재, 설비, 상권분석, 인력, 마케팅, 위생, 물류 등 외식 사업의 모든 영역에서 고연령 직원이 거쳐온 세월은 분명 값진 자산이 된다.

\개인적인 일이지만 홍두당을 운영하면서 이를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 일례로, 신메뉴 개발 과정에서 어느 직원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 수 이가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트렌드와 최신 기술에 익숙한 젊은 직원들 마저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해 모두가 답답했다. 그런데 답은 의외로 직원 중 나이가 세 번째로 많은 ‘셋째 어르신’ 파티시에가 제시했다. 아이디어를 구현할 방법을 ‘옛날’ 제빵 기술에서 찾아낸 것이다.



고연령 직원 채용은 직원의 세대를 가릴 것 없이 ‘윈윈’이기도 하다. 젊은 직원이 고연령 직원으로부터 학교에서 접할 수 없는 ‘산 지식’을 얻고, 고연령 직원은 현장에서 접하기 어려운 신기술을 젊은 직원으로부터 배운다. 덕분에,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워줘 업무 능력과 효율은 자연스레 높아진다. 맛에 대한 유행 소비주기가 극단적으로 짧아 그때그때 유연한 대처능력이 부족하다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국내 외식시장에서 이 같은 ‘상호보완적 신구조화’는 경영자에게 축복이나 다름없다.

고연령 직원 채용은 국가 경제에도 보탬이 된다. 고용 창출 효과가 다른 산업군에 비해 높아, 급증하는 노인 빈곤 및 중장년층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도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6 식품산업통계’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외식업의 매출액 대비 고용효과(1억원 당 2.26명)는 제조업(1억원 당 0.13명)보다 무려 17배나 높았다.

지난 2015년 개봉한 영화 ‘인턴’에서 명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한 주인공 ‘벤 휘태커’는 “뮤지션한테 은퇴란 없다고 합니다. 음악이 사라지면 멈출 뿐이죠. 제 안에는 아직 음악이 남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외식 창업을 앞두고 있다면, ‘아직 음악을 품고 있는’ 고연령 직원을 채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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