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정책여력, 정부의 강한 의지와 함께 과거 위기를 가장 먼저 이겨냈던 한국의 ”극복 DNA“를 바탕으로 어려운 대내외 여건을 다시 한번 잘 헤쳐나갈 것입니다.”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IR)에서 홍남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나아가는 한국경제(Korean Economy, Making Headway for Sustainable Growth)”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경제개발 성공사례에서 한 발 나아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조전환의 또 하나 성공사례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의지를 표명하며, 해외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당부했다.
이번 IR은 지난 2017년 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개최됐으며 제임스 퀴글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부회장, 쇼어드 리나트 JP모간 기업금융 글로벌 헤드, 조나선 그레이 블랙스톤 최고운영책임자(COO), 존 스터진스키 핌코 부회장, 마이클 쿠쉬마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 토마스 번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허용학 CD&R 파트너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자산운용사 등의 펀드매니저, 이코노미스트 100여명이 참석해 해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먼저 홍 부총리는 “한국이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2017년 ‘30-50 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인구 5,000만 이상인 국가)’에 7번째로 가입했고, 이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18년 기준 성장률 2.7%는 30-50 클럽 중 미국(2.9%) 다음으로 높다. 또 “국가신용등급은 1997년 이후 한 차례의 강등도 없이 22차례 올라 사상최고 수준인 AA 등급까지 상승했고, CDS 프리미엄(10월11일 기준 32bp)은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에서도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IR에서 홍 부총리는 한국경제 현황 및 정부의 장단기 정책대응 등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경제에 대한 공통된 관심사항들을 네 가지 질문으로 구성해 답을 제시했다.
대내외 여건과 한국경제 현황에 대해서는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세계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한국경제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성장둔화, 미중무역갈등,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브렉시트, 반도체 업황부진, 홍콩사태 등의 불확실성을 세계 경제 하방리스크로 봤다. 우리 경제는 투자 및 수출 부진으로 성장 모멘텀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설비투자 및 건설투자 지표는 다섯 분기 연속 마이너스이고, 수출도 10개월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
다만 성장률 하락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주요20개국(G20)국가들의 평균 수준이며 다른 제조업기반 수출국가에 비해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들어 견조한 소비흐름, 뚜렷해지고 있는 고용 회복세, 소비자 및 기업심리 개선 등 실물경제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확인했다”며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 채권투자 잔액이 사상최고를 경신하는 등 해외투자자들의 신뢰가 굳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홍 부총리는 한국경제는 튼튼한 대외건전성, 견고한 재정, 균형 잡힌 산업구조 등 3대 충격완화 여력을 바탕으로 강한 복원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가계부채와 일본 수출규제 등 2가지를 꼽으며 면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계부채 증가율은 지난 2016년 11.6%에서 올 2분기 4.3%로 떨어졌다. 홍 부총리는 “일본의 수출규제는 글로벌 밸류체인을 훼손하고 한일 양국경제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므로 이를 조속히 해소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과 함께 국내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적극 대응 중”이라고 역설했다.
한국정부의 경기대응 노력 측면에서는 경기 하방리스크에 대응해 내년 예산안 총지출을 전년대비 9.3% 확대 편성하는 등 재정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통화정책에 있어 한국은행도 올 7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제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민간공공부문의 투자확대, 소비 및 국내관광 등 내수활성화, 수출활력 제고 등 정책 대응 노력도 병행 추진한다는 점을 전했다.
단기 경제활력 제고와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 마련도 한국경제의 중요한 과제라고 제시했다. 한국정부는 제조업 르네상스 촉진과 함께 지역별 관광상품 개발, 디지털 의료 서비스 규제 등의 서비스산업 육성을 추진 중이다.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변화에 대응해 D.N.A(데이터, 네트워크, AI)와 Big3(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혁신성장을 가속화하고 규제샌드박스 확대, 규제특구 지정 등을 통해 규제혁신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며 “인구구조 변화 대응 강화, 사회안전망 강화 등 중장기 사회구조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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