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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모터사이클 '짜릿함' 발산하거나 '레트로' 일깨우거나

■ 모터사이클시장 '춘추전국시대'

수입산 日혼다 독주 속 스즈키 고성능 유혹

美할리데이비슨·獨BMW모토라드도 인기

英트라이엄프·로얄앤필드 '클래식 외관' 매력

라이딩스쿨 등 충성고객 확보 경쟁도 후끈

토종 '대림·KR모터스' 시장 절반 장악에도

상용 바이크 쏠림에 레저용 설 자리는 잃어

BMW모토라드 R1200GS 어드벤처2




선두와 후미 업체가 명확히 구분되는 완성차 업계와 달리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은 말 그대로 춘추전국 시대다. 전통의 강호인 혼다·스즈키·가와사키가 여전히 견조한 판매세를 보이지만 신흥 강자들의 활약도 매섭다. 독일산 BMW모토라드를 필두로 한 유럽산 모터사이클 강자들이 호시탐탐 일본 업체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레트로(클래식 모터사이클)’의 대명사인 트라이엄프와 로얄엔필드도 매력적인 외관으로 라이더들을 유혹한다. 중국산 모터사이클 업체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하우주·한웨이 등은 ‘가성비’에 품질과 디자인까지 높여 중저가 시장의 강자다.

22일 모터사이클 업계에 따르면 상위 8개 브랜드의 지난해 판매량은 총 5만9,600여대다.

자동차 업계의 현대·기아차 격인 국내 업체 대림오토바이와 KR모터스가 약 3만대를 판매해 50%를 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2만6,000여대를 판매한 일본 업체의 점유율은 44% 수준이다. 국적으로만 따지면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은 한국과 일본이 양분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브랜드 단위로 내려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연간 2만대가량을 판매하는 대림오토바이와 혼다코리아를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들은 군웅할거 상태다. 이들 브랜드는 ‘스포츠’ ‘레트로’ ‘가성비’ 등 제각각의 매력으로 한해 2,000~8,000대가량의 판매하고 있다.

가와사키 닌자400


수입 오토바이 1위는 단연 혼다코리아다. 자동차 브랜드로 비교하면 수입차 1위 자리를 수성 중인 벤츠와 비슷하다. 지난해 2만1,556대를 판매했다. 혼다코리아는 라이더들의 꾸준한 지지 속에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진입한 후 단숨에 연간 2만대 판매 고지를 점령했다. 대표 모델은 ‘PCX’로 9,763대가 팔려 혼다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했다. PCX는 국내 모터사이클 기종 중 2016년 이후 3년 연속 판매량 1위에 올라 있다. 혼다는 저배기량부터 고배기량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데다 뛰어난 연비와 내구성으로 꾸준히 팬층을 확장하고 있다.

빠른 속도와 고출력을 자랑하는 ‘스포츠’ 모터사이클은 스즈키와 가와사키가 꽉 잡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포르쉐·람보르기니 같은 브랜드인 셈이다. 스즈키는 지난 한해 4,000여대를 판매했다. ‘GSX R1000’ ‘브이스트롬650’ ‘GSX-S750’으로 국내 리터급·미들급어드벤처·미들급네이키드 라인에서 1위를 기록했다. 가와사키는 고배기량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확실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다른 브랜드 대비 다소 부진한 850여대에 그쳤지만 ‘닌자400’의 인기와 특유의 ‘상남자’ 이미지로 매년 20~30%씩 판매량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할리데이비슨 XL883N


미국과 독일 모터사이클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영화 ‘터미네이터’의 액션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탄 ‘터프가이’ 모터사이클인 미국 할리데이비슨은 지난해 2,100여대가 판매됐다. 대표 모델은 ‘아이언883™’(XL883N)이다. ‘캐주얼한’ ‘젊은’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모델이다. 크기는 할리데이비슨 라인업 중 작은 편에 속한다. 이 때문에 기존 할리데이비슨처럼 가죽 라이더 재킷과 징 박힌 부츠보다는 청바지와 체크 셔츠가 어울리는 모델이라고 평가된다. 독일 모터사이클인 BMW모토라드는 지난해 2,715대를 판매했다. 고성능 모델인 ‘R1200GS 어드벤처’가 라이더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판매순위는 그리 높지 않지만 최근 큰 관심을 받으며 급성장 중인 브랜드도 있다. 모터사이클계의 BMW ‘미니(MINI)’인 셈이다. ‘레트로’ 모터사이클의 대명사인 트라이엄프와 로얄엔필드가 주인공이다. 영국에서 태동한 이들 브랜드는 클래식한 멋이 일품이다. 트라이엄프는 지난해, 로얄엔필드는 올해 국내 시장에 정식으로 상륙했다. 하우주·한웨이 등 중국 브랜드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과거에는 ‘가성비’만 내세웠지만 이제는 품질과 디자인으로 라이더들을 사로잡고 있다. 하우주는 전 세계 판매량 3,400만대, 중국에서만도 연간 200만대 이상 모터사이클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7,000여대를 팔았다.

대림 시티베스트1


수입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이 각각의 개성을 내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하는 동안 국내 업체들은 레저용 시장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대림오토바이와 KR모터스는 사실상 상용 바이크 외에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바이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브랜드별로 오너들을 위한 각종 이벤트와 라이딩스쿨 등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BMW모토라드의 ‘모토라드데이즈’와 라이딩스쿨, 할리데이비슨 오너들의 축제인 ‘호그랠리’ 등이 유명하다. 여기에 혼다의 펀라이딩 투어, KTM의 레이싱스쿨, 두카티의 라이딩스쿨 등도 라이더들의 이목을 끈다. 바이크 업계 관계자는 “모터사이클의 경우 브랜드마다 특징이 도드라진다”며 “충성고객이 많은 만큼 이들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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