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IBK기업은행(024110)장에 반장식 전 청와대가 일자리수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자 기업은행 내부가 동요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0년 조준희 행장을 시작으로 권선주 행장, 김도진 행장까지 3연속 내부 출신이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이 기간 동안 총자산이 2010년 163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260조8,90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꾸준히 성장했다. 특히 내부 출신 은행장을 선임하는 문화가 정착돼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낙하산 인사를 강행하려 한다는 관측이 높아지자 기업은행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18일 서울 을지로 본점 앞에서 ‘낙하산 행장 반대’ 집회를 열었다. 차기 은행장으로 반 전 수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자 단체 행동에 나섰고, 금융노조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정책협력을 깨겠다며 반 전 수석 임명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청와대는 전날 내부 인사검증을 마치고 인사위원회를 거쳐 반 전 수석을 차기 은행장으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결재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반 전 수석은 1956년생으로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의 정통 예산관료다. 경북 상주 출신으로 덕수상고와 국제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1기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원을 거쳐 기획예산처에서 차관까지 지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일자리수석을 맡아 지난해 6월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노조는 금융 분야의 전문성이 없다는 점을 들어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청와대가 반 전 수석을 은행장으로 임명을 강행할 경우 내년 총선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강행할 방침이다. 청와대는 노조 반발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주 발표가 예상됐지만 막판까지 고심하며 차기 행장 발표를 미루고 있어 관료 출신 임명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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