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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모셔라"...럭셔리 비밀라운지·퍼스널 쇼퍼 '특급의전'

[드라마 같은 백화점 VIP 마케팅]

롯데백화점 '레니스 라운지' 등

매출 60% 차지 상위 10% 위해

최고급 라운지·문화공간 조성

큰손고객 모시기 앞다퉈 경쟁

'고메이494'는 한남동에 둥지

VIP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롯데백화점 본점 ‘레니스 라운지’/허세민 기자




롯데백화점 본점 ‘레니스 라운지’/허세민 기자


#오전 10시 반, 개점 시간에 맞춰 백화점을 방문한 50대 고객 A씨는 쇼핑 전 ‘이곳’을 항상 방문한다. 0.1%의 고객만이 출입할 수 있는 ‘비밀의 문’을 통과하려면 초인종을 누르고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 방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5,000만원을 호가하는 유명 작가의 대형 그림. 도자기, 음반 등으로 둘러싼 벽면은 고급 갤러리를 연상시킨다. 40여 평의 크지 않은 규모지만 쾌적한 환경을 위해 400~600만원대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두 대도 풀가동 중이다. 4,000만원짜리 하이엔드 오디오에서는 유명 재즈 칼럼니스트가 오늘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맞게 직접 선곡한 캐롤이 흘러나온다.

이곳은 지난달 처음으로 문을 연 롯데백화점 본점의 ‘레니스 라운지’다. 이곳에 입장할 수 있는 고객은 VIP 중의 VIP, 연간 1억원 이상을 지출하는 ‘VVIP’다. 심동우 롯데백화점 본점 고객지원실 우수고객마케팅 담당은 “보통 VVIP는 같은 등급을 가진 지인이나 가족과 함께 방문해 휴식을 취하거나 라운지에는 전시되어 있지만 백화점에는 찾아볼 수 없는 서적을 구입한다”면서 “라운지를 최고급화하기 위해 디자인팀이 해외 출장을 다녀오고 공간의 조도에서부터 인테리어의 마감재까지 세밀하게 살폈다”고 말했다.

# 갤러리아 백화점에서만 연간 6,00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VIP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이 한남동 한 고급주택가에 둥지를 튼다. 내년에 공개되는 갤러리아의 ‘고메이494한남’은 명품 브랜드의 팝업 행사와 다양한 문화 클래스가 열리는 ‘메종 갤러리아’와 프리미엄 외식 공간 ‘고메이494’를 한 데 모았다. 기존 압구정동 고메이494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최고급 한우 오마카세 전문점, 스시 오마카세 전문점도 새롭게 선보인다. 갤러리아 백화점 관계자는 “VIP 고객 확대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주요 고급 주택 상권의 수요에 부합하는 프리미엄 도심형 복합 플랫폼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매출 60%, 상위 10%에 달렸다= 백화점 VIP전담팀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현실 세계에서도 VIP를 위한 ‘특급의전’이 진행 중이다. VIP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제품을 대령하는 맞춤형 서비스는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큰 줄기에서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본점과 잠실점에 연간 1억원 이상을 소비하는 VVIP를 위한 라운지를 마련했다. 퍼스널 쇼퍼가 상주하며 VIP의 맞춤형 쇼핑을 돕는 PSR(퍼스널쇼퍼 룸)과는 또 다른 공간이다. 백화점업계에서는 VIP 전담팀을 따로 두거나 기획팀 산하의 파트에서 VIP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백화점이 VIP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들이 백화점 매출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큰 손’이기 때문이다. 갤러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상위 10%의 고객이 매출의 60%를 일으켰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전체 고객 수 4%에 해당하는 이들이 매출의 20%를 차지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에서는 상위 20%가 나머지 80%를 지배하는 파레토 법칙이 적용되는데 특히 불황일수록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기보다는 우수고객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면서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VIP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VIP에도 ‘급’이 있다= 하지만 VIP라고 다 같은 VIP가 아니다. 연간 1억원 이상을 구입하는 진(眞)VIP는 ‘VVIP’로 분류돼 레니스 라운지처럼 그들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을 향유하는 등 초특급 서비스를 누린다. 최근에는 밀레니얼 세대의 명품 구매가 늘면서 연간 수백만원 단위의 지출을 하는 고객에게도 VIP 자격을 주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7년부터 연간 400만원어치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가장 낮은 VIP 등급인 ‘레드’를 부여하고 있다. 이들의 구매력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향후 VVIP로 거듭날 이들을 미리 선점하기 위한 조치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레드 등급의 고객 수 지난해보다 5% 가까이 늘었으며 이중 2030세대의 고객 비중은 약 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러리아도 지난해 처음 ‘제이드’ 등급을 신설하고 연간 500만원 이상을 구매하는 고객도 VIP로 포함시켰다.

◇그들이 원한다면 언제 어디든= VIP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VVIP를 위한 혜택은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 같은 VIP라도 지출액 규모가 20배 넘게 차이가 나는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VVIP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갤러리아는 VIP 등급 중 최상위 등급인 ‘PSR 블랙’ 고객에게 찾아가는 1대 1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억원대의 보석은 보안상 백화점 바깥으로 반출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만 PSR 블랙 고객에게는 예외다. 또 PSR 블랙과 PSR 화이트 고객에게는 백화점에 입점되지 않은 상품을 구매 대행해 전달하는 특별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은 문화 콘텐츠로 VIP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연 4,000만원 이상 구매한 ‘쟈스민’ 회원을 대상으로 요리, 공예 등 평소 만나보기 분야의 전문가를 강사로 초청해 문화강좌를 진행한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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