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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간의 세계 주가 호황은 끝났다"…'코로나19·유가' 충격에 증시 패닉

미국 뉴욕증시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폭락을 기록한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 스크린에 다우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뉴욕증시가 개장과 동시에 멈춰서면서 월가에서는 세계적 주가 호황기가 끝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오전 9시 30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7% 넘게 추락했고, 과도한 시장 충격을 막기 위한 ‘서킷 브레이커’가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작동했다. 서킷 브레이커 1단계는 주가지수 등락률이 7%를 넘어설 때 15분 동안 발동된다. 주가 급락으로 일부 종목이 아닌 전체 미국 주식시장의 거래가 일시 중단된 건 2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캔터 피츠제럴드’의 수석 마켓전략가 피터 세치니는 “(약세장 기준인) 단순히 20% 하락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11년간의 강세장(bull market)’은 끝났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시장은 세계 경기 침체로 가는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013.76포인트(7.79%) 하락한 23,851.02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2,158포인트(8.3%)까지 내리기도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5.81포인트(7.60%) 미끄러진 2,746.56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24.94포인트(7.29%) 떨어진 7.950.68에 장을 마쳤다.



증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 전쟁에서 발생한 국제유가 폭락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르는 세계적 경기 침체가 얽히면서 이례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산유국은 코로나19의 ‘펜데믹’이 현실화하자 석유 수요 급감 우려에 감산을 논의했는데 러시아가 이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사우디는 일일 생산량을 1,000만 배럴 이상으로 늘리는 증산 카드를 꺼냈고,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30% 폭락하는 공포 장세가 나타났다.

앞으로 전망은 더 어둡다. 9일 세계 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블랙 먼데이’를 겪었지만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세계적 경기 침체는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유가 안정화 가능성도 낮다. 골드만삭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석유 가격 전쟁이 명백히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속도가 붙었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를 두고 “팬데믹 위험이 매우 현실화했다”고 선언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주말 동안 100개국에서 보고한 코로나19 사례가 10만 건을 돌파했다. 많은 사람과 국가가 그렇게 빨리 피해를 봤다는 것은 분명 괴로운 일”이라면서도 “역사상 처음으로 통제될 수 있는 첫 팬데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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