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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요>공급 '최악'…전세가 상승률은 그대로 '이상한 통계"

서울아파트 10월 전세수급지수 126

감정원 통계 작성이래 '최악' 불구

8월말이후 전세가격 상승률은

0.08~0.09%대로 큰 변동 없어

KB국민銀 매주 0.4%상승과 대조

서울 가양동의 한 아파트 단지 복도에 전셋집을 보러 온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국감정원의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가 단계적으로 상승하며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공급과 수요의 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이 지수는 9월 중순 117대에 머물다가 10월 중순에는 126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0.08%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전세수급지수가 낮았을 당시의 상승률보다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전세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최악’ 수준으로 치닫는 와중에도 상승률은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한편 민간 통계인 KB국민은행 역시 전세수급지수가 악화 일로를 걷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감정원과는 달리 KB국민은행 통계에서는 서울 및 수도권 전셋값 또한 수급지수와 발맞춰 상승 폭을 넓히고 있다. 두 기관 통계가 말하는 상승률이 확연히 다른 상황이지만 국토부는 감정원 통계를 바탕으로 전세 시장이 비교적 안정세로 전환했다고 풀이하는 모습이다.



◇전세 수요> 공급, 역대 최악 기록=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6.1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했다는 의미다. 수급지수는 고가주택이 몰린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보다 중저가 주택이 몰린 서울 서북·동북권에서 더 높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북권이 131.1을 기록하며 가장 높았고 △동북권(127.8) △도심권(126.4) △동남권(124.3) △서남권(123.7)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월21일만 해도 117.5 수준이었다. 하지만 임대차 3법의 여파로 계속 상승하더니 10월 중순에는 126을 넘어선 것이다.

수급지수가 ‘전세대란’보다 높은 수준으로 악화한 상황이지만 한국감정원은 8월 말부터 서울 전셋값 상승률이 0.08~0.09% 수준에 그친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는 전세수급지수가 지금보다도 낮았던 6~7월 전셋값 상승률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값이다. 8월3일 기준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15.8로 지금보다 낮았지만 전셋값 상승률은 0.17%를 기록했다.

앞서 한국감정원 기준 전세수급지수가 120을 넘기는 이른바 ‘전세대란’ 시기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대체로 0.20~0.40%가량의 급등세를 보였다. 전세수급지수가 125.2를 기록했던 2015년 10월19일 서울 전셋값은 0.32% 상승했다.



서울 서초구 일대 아파트의 모습.


◇입주물량도 뚝, 전세난 장기화하나=민간통계인 KB국민은행 통계와도 전셋값 상승률 차이가 크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51% 급등해 2011년 9월 이래 가장 높았다. 경기도 또한 0.56% 급등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감정원 통계와 달리 KB국민은행 통계는 8월24일 이후부터 서울 전셋값이 매주 0.40% 이상씩 오르고 있다고 발표했다.

감정원과 KB국민은행 통계 격차가 점차 커지는 상황 속 정부는 전세 시장을 해석하는데 있어 감정원 쪽의 통계를 더 신뢰하는 모습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3일 열린 국토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아직 공개할 만큼 데이터가 축적하지 않았지만 8월부터 전·월세 계약이 갱신된 사례가 늘고 있고 전세가 상승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가 상승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한 점을 감정원 통계를 바탕으로 해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김 장관은 KB국민은행 통계를 애써 외면한다는 야당 위원의 지적에 “KB국민은행 통계는 호가 위주”라고 답했다. 박선호 국토부 1차관 또한 “KB국민은행 통계는 중개업소가 입력하는 것이어서 호가를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및 수도권 곳곳에서는 기존 시세보다 5,000만~1억원 넘게 훌쩍 오른 가격에 전세 계약된 거래들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등재되고 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84.92㎡는 지난달 5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올 1월 거래가(3억6,000만원)와 비교하면 2억원 가까이 오른 값이다. 구로구 고척동 ‘한마을’ 전용 59.57㎡ 또한 지난달 4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돼 한 달여 만에 1억원 가까이 뛰었다.

한편 입주물량까지 급감하면서 전세난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직방 조사 결과 오는 11월 서울의 입주물량은 단 1개 단지, 296가구에 그친다. 2021년에는 서울 등 수도권의 입주물량이 급감할 예정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21년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각각 2만5,021가구, 9만7,902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올해 서울과 경기도 입주물량이 각각 4만8,567가구, 12만1,519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각각 48.5%, 19.4% 감소한 수치다./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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