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위기에 처한 주요 여행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 코로나19만 버티면 코로나 이후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평가에 관련 대형 기업, 기관투자가들이 뭉칫돈을 베팅하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와 주요 벤처캐피탈(VC)들은 해외여행 스타트업 트리플에 200억원 안팎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야놀자는 단독으로 100억원 규모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기존에 트리플에 투자한 VC들 일부가 투자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VC 업계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크게 늘어나 다소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현 시점에 투자해야 코로나19 이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거래액이 크게 감소하며 현금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는 트리플은 이번 투자 유치가 확정되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일종의 생존자금인 것이다.
여행 관련 스타트업들은 최근 생존자금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트리플처럼 거래액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여행 플랫폼 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은 지난 7월 432억원 규모 펀딩을 받았다. 당시 알토스벤처스,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관련기사
업계 관계자는 “트리플이 투자를 받으면 투자를 받지 못한 여행 스타트업과 큰 격차를 벌리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생존자금’을 수혈받지 못한 기업은 빠르게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끝나면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낸 기업들이 시장을 결국 장악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투자를 받지 못한 여행 스타트업들은 실제 하나둘씩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NHN여행박사는 최근 250명 이상 감원에 나서기도 했다. 회사는 10명 정도 인력을 남기고 나머지 인력을 전원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인력을 줄이면 비용 절감이 되지만 회사 성장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다. VC 업계 관계자는 “투자에 성공한 마이리얼트립과 트리플은 인원감축 없이 과거처럼 확장 경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호현·이재명 기자 greenligh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