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기술력뿐 아니라 공모 시장 분위기도 자금 조달에 우호적이었다.”(강삼권 포인트모바일 대표)
“코넥스 시장에서도 자금조달을 해봤지만 기대 이상의 공모 열기로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쳤다.”(서영진 지놈앤컴퍼니 부사장)
올해 상장에 나선 기업들이 어느 때 보다도 뜨거운 열기로 증시에 입성했다. 예년보다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보이는 기업들이 나오면서 올 한해 공모 금액이 5조 8,000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상장에 나선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성공했고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24일 IR큐더스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상장 기업 중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0 대 1을 넘긴 곳은 40개 사에 달한다. 스팩과 리츠 등을 제외한 신규 상장 기업은 70곳. 이중 57%가 넘는 기업의 경쟁률이 1,000 대 1을 넘어선 것이다. 2018년에는 1,000 대 1을 넘는 기업들이 전무했고 지난해 73개 일반 기업 중 19 곳만이 1,000 대 1을 넘어선 것과 비교해도 급증했다.
수요예측의 열기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확대로 이어졌다. 올해 공모에 나선 일반 기업의 80%인 56개사가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 이상에서 확정했으며 명신산업·비나텍·한국파마 등 9개 기업은 희망 범위를 넘어서 공모가를 결정했다. 그 결과 전체 공모 금액이 5조8,000억원 수준으로 전년(3조 8,000억원)보다 51% 이상 늘었다. 2018년 2조8,000억원에 비해서는 2배 규모다.
일반 투자자들의 열기도 대단했다. 올해 청약 증거금이 295조원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증거금에 대한 공식 통계는 없지만 역대 가장 많은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모주 단일 종목 증거금 기록도 잇따라 경신됐다. SK바이오팜이 31조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한 이후 카카오게임즈에 58조5,000억원, 빅히트에 58조4,000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기업들이 넘치는 유동성에 힘입어 자금조달에 대거 성공했다면 기관과 일반 투자자들은 짭짤한 수익률을 챙겼다. 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100% 오른 기업이 26개 사나 됐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 뒤 상한가)을 기록한 회사도 엘이티·SK바이오팜·에이프로·카카오게임즈·소룩스·하나기술·명신산업 등 10곳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메탈라이프·에스피시스템스 등 단 두 곳만이 따상을 기록했다. IR큐더스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3일 종가 기준 신규 상장 기업 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66.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IPO 열기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형 기업들이 상장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통상 비수기로 꼽히는 1월에도 내년에는 10개가 넘는 기업들이 공모를 준비 중이다. 단숨에 6,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공모 시장에서 조달할 계획인데 이는 올해 전체 공모 규모의 10%를 넘는 수준이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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