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쇼트 펀드가 증시 상승 속에 ‘공매도 금지 연장' 이슈까지 겹치면서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롱쇼트 펀드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은 사고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은 팔아 차익을 남기는 상품이다.
2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국내 49개 공모 롱쇼트 펀드에서 총 468억 원이 빠져나갔다. 현재 이들 펀드의 설정액이 총 2,134억 원임을 고려하면 1년 사이에 운용 규모가 18% 줄었다.
일차적인 이유는 수익률이다. 최근 1년간 국내 롱쇼트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6.61%로 국내 주식형 펀드(48.25%)보다 크게 뒤쳐진다.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롱쇼트 펀드는 매수·매도 포지션을 동시에 걸어 누적적으로 수익을 쌓는 상품인 만큼 지수 상승기에는 매력이 떨어진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년 전보다 46%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오고 있다.
금융 당국이 지난해 3월부터 공매도를 금지한 것도 롱쇼트 펀드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공매도가 막히면서 각 종목별 쇼트(매도) 포지션 구축에 제약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해 공모 롱쇼트 펀드 매니저들은 공매도 대신 대형주 선물·옵션 매도나 지수 선물 매도를 통해 쇼트 포지션을 잡고 있다. 그러나 선물·옵션이 따로 상장돼 있지 않은 종목에 대해서는 쇼트 포지션을 구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펀드 매니저는 “구체적인 전략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선물·옵션을 통한 공매도 대체 효과는 대략 30% 정도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다른 펀드 매니저는 “종목별 선물·옵션이 없는 종목에까지 적극적으로 쇼트 전략을 구사하던 롱쇼트 펀드의 경우에는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안은 강세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만큼 롱쇼트 펀드가 당분간 주목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6월까지 공매도 금지 기간이 연장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롱쇼트 펀드에는 부정적이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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