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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이공계 융합연구 결실…의대생도 기초의과학자 도전을"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박경표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우려가 매우 큰데 만약 중국의 원자력발전소들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끼치게 돼 더 심각할 것입니다.”

박경표(65·사진)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는 3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전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사선 보호제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울대 치의학 학·석·박사를 하고 치과의사로 개업하지 않고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로서 대한생리약리학회지(SCI 저널) 편집장, 대한구강생물학회장, 기초의과학센터(MRC)장, 대한기초치의학협의회장, 대한생리학회장을 역임했다.

인체가 방사선을 조사받으면 수 밀리 초 이내 인체 내 물 분자가 방사선 분해로 인해 과량의 활성산소가 생겨 세포에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된다. 박 교수는 “갑작스러운 핵 재앙뿐 아니라 평소 방사선을 취급하는 산업계와 의학계 종사자들을 방사선 손상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며 “지난 25년간 타액선 발생과 재생 연구에 매진하다가 방사선 보호제 개발에 나서 극소량만 사용해도 피폭 때 생기는 활성산소 제거 효과가 뛰어난 방사선 보호제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박 교수팀은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 연구팀과 세륨-망간 산화물 나노 입자를 공동 개발해 융합 연구의 본보기를 보여줬다. 박 교수는 “구강 건강과 면역력 유지를 위한 타액선 질환과 자가면역질환과 관련된 연구를 오래 진행하다가 최근에는 외분비선 장기들의 재생과 방사선 보호제에 관심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팀은 체내 장기가 손상됐을 때 히알루론산에 카테콜기를 결합하면 타액선을 비롯한 상피세포 유래 장기 배양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해 2건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그는 “세리아-망간 산화물 나노 입자에서 뛰어난 항산화 능력을 확인했는데 방사선 보호제 외에도 다양하게 인체에 적용할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대생들이 대부분 임상 의사를 희망하는 것과 관련해 “우수 인재들이 기초 의과학자의 길을 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연구 발전을 가로막는 연구 장벽도 비교적 많이 해소됐는데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좀 더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자신의 경우 연구비 중단이나 연구원 부족 등 어려움도 적지 않았지만 팀워크를 바탕으로 꾸준히 연구를 진행해 오늘날 빛을 보게 됐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연구자는 성실하고 정직하고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며 “연구 윤리가 많이 강화되고 있는데 시간에 쫓겨 거짓 혹은 검증되지 않은 부실 데이터를 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후학들에게 “좋은 논문을 틈틈이 읽어 독창적 연구를 찾고 기초 실험부터 세부 원리를 확실히 배워야 한다”며 “실험 최종 결과가 예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데 기본에 충실하면 실수를 좀 더 빨리 찾아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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