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주택공급 대책이 국민의 재산권과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단시간 2,000명이 넘는 동의를 이끌어냈다. 공급대책을 둘러싼 위헌 논란이 점차 확대되는 모양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 발표 관련’이라는 제목으로 2·4 주택공급 대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청원 하나가 올라왔다. 지난 5일 올라온 이 글에는 7일 오후 현재 2,136명이 동의를 눌렀다.
청원자는 대책 발표일 이후 (공공 정비사업 등) 사업구역 내에서 기존 부동산을 신규 매입 계약 체결자는 우선 공급권을 미부여하고 현금청산한다는 내용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봤다. 청원자는 “현재 발표된 자료에는 어떤 지역에 어떤 사업을 할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백지 상태”라며 “사실상 모든 역세권이나 노후 저층 주거지에 주택을 가진 사람이 사정이 생겨 집을 팔때에도, 실거주를 위해 무주택자가 집을 구매할 때에도 모두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원자는 “공공재개발의 경우 사업지 발표전까지는 확정된 사안이 없어 사업선정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부동산 거래를 제제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2·4 대책은 이와 달리 대책 발표일 기준으로 투기 방지 대책을 시행해 국민의 거주 이전의 자유와 사유재산권을 제한하고 있다. 개발고시로 특정지역 지정이 명시 되지 않는 이상 부동산 대책 발표로 시행 중인 현금청산에 대한 규제를 보류하거나 폐기해야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청원자는 사업 예정지로 거론하는 지역은 가격동향 점검을 강화하고 불안이 심화되거나 이상징후 발견 시 사업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지구지정을 중단한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적었다. 청원자는 “어떤 지역이 사업을 결정했다고 가정할때 해당구역도 아닌 인근지역의 불특정 거래로 인한 불이익을 사업예정지의 소유주들이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며 “소유주의 이익보다 소유주의 불이익이 많은 대책으로 사업 참여 의지를 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청원자는 “위 내용들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국가의 권력으로 국민의 재산권과 거주이전의 자유, 소유주의 불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강제 사업이 되거나 본 취지와 맞지 않는 대책으로 방향성을 잃고 또 다시 부동산 정책에 실패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청원 내용이 알려지면서 부동산 카페에는 이에 공감하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지금 집을 잘못 사면 현금청산 대상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인데 국토부 대책 자료를 보면 권리 관계 산정일에 대해 명확하게 나오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사업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국민들의 땅을 빼앗겠다는 의미로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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