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후보가 김정태 회장을 포함한 4명으로 압축되면서 김 회장의 ‘1년 재신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15일 회의를 열고 회장 최종 후보군으로 김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그룹 부행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등 4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향후 최종 후보군에 대한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김 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회추위는 주총 2주 전까지 새로운 회장을 정해야 하는 만큼 늦어도 2월 말까지 최종 후보 1인이 선정될 예정이다.
회추위는 지난 1월 서치펌 선정 후 14명(내부 9명, 외부 5명)의 후보군을 정했으며 이날 4명의 최종 후보군으로 압축했다. 이날 회추위는 후보들에 대한 면밀한 검증을 위해 비전 및 중장기 경영 전략, 기업가 정신, 경력, 전문성, 글로벌 마인드, 네트워크 등 사전에 정한 세부 평가 기준에 따라 개별 후보들을 평가한 후 최종 후보군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윤성복 이사회 의장(한국공인회계사회 심의위원장), 박원구 서울대 특임교수,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 백태승 연세대 교수, 김홍진 전 금융정보분석원 기획행정실장, 양동훈 동국대 교수, 허윤 서강대 교수, 이정원 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 등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됐다. 윤성복 위원장은 “경영 승계 계획 및 후보 추천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최종 후보군을 정했다”며 “하나금융의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한 후보들을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3연임에 성공한 뒤 추가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여러 차례 내비쳐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함 부회장 등 유력 후보가 법률적인 리스크를 안고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 상황에 따른 조직 안정이 필요한 만큼 김 회장의 연임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하나금융 지배 구조 내부 규범상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기 때문에 올해 만 69세인 김 회장이 추가 연임을 하더라도 내년 주총까지 약 1년의 임기만 더 연장할 수 있다.
유력 후보로 꼽힌 함 부회장은 현재 채용 비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금융 당국으로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를 받은 뒤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함 부회장의 채용 비리 재판은 3월 말로 미뤄졌고 DLF 중징계 관련 행정소송은 4월 이후 진행될 예정이지만 재판 결과에 따라 향후 조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함 부회장 외에 유력 후보로 점쳐졌던 이진국 부회장(하나금융투자 대표)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쇼트리스트에서 제외됐다. 이 부회장은 최근 주식 선행매매 혐의로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이며 지 행장은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제재 및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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