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여성 사외이사를 늘린다. 현대모비스와 기아를 시작으로 다른 계열사로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룹 내 다양성을 확보하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가속화한다는 목표다.
기아는 다음 달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고 19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책학부 정회원인 조 교수는 이번 안건이 통과되면 기아의 첫 여성 사외이사가 된다. 조 교수는 감사위원도 함께 맡게 된다.
현대모비스도 다음 달 24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첫 여성 사외이사 후보로 강진아(사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를 추천하는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강 교수는 기술 경영과 경영 혁신 분야에서 30년 가까이 활동한 전문가로 한국모빌리티학회 창립이사를 맡는 등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 교수는 감사위원으로도 선임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 역시 다음 달 24일 주주총회에 윤윤진 KAIST 건설·환경공학 부교수 겸 국토안전관리원 비상임이사를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현대차그룹 내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곳은 금융 계열사인 현대캐피탈과 비교적 규모가 작은 현대트랜시스 정도였다. 이번 선임으로 기아와 현대모비스 등 주력 계열사에도 여성 사외이사들이 포진하게 됐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여성 이사 선임이 필수 요소가 되면서 현대차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도 여성 사외이사가 선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2022년 8월 본격 시행될 새 자본시장법은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 법인의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해 사실상 여성 이사 1인 이상을 포함하도록 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직급보다 전문성을 고려한다는 취지에서 이례적으로 상무급인 고영석 R&D 기획운영실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추천했다. 상무급 임원을 사내이사로 추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은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재경 담당인 배형근 부사장은 재선임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우려해 이번 주총을 온라인으로 개최·생중계하기로 했다. 전자투표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시한다. 배당은 지난해와 같은 보통주 기준 주당 4,000원으로 정했다. 이와 함께 올해 4,426억 원의 자기 주식을 매입하고 이 중 625억 원 규모를 소각할 예정이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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