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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인수전 발뺀 카카오…시너지 미미해 5조 들일 명분 없다 판단한 듯

[카카오 이베이 인수전 불참 왜]

'관계형 커머스' 지향하는 카카오

오픈마켓 이베이와 사업 결 달라

과거 11번가와 협업 실패 사례도

SKT·MBK 등 유력 후보로 부상





4,500만 명이 넘는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바탕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가장 큰 파급력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카카오가 결국 불참하는 길을 택했다. 당장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카카오만의 색깔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카카오가 불참을 선언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서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투자은행(IB) 및 유통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6일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입찰에 최종 불참했다. 최근 카카오톡에 ‘쇼핑 탭’을 신설하며 e커머스(전자상거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탓에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참여를 기정사실 화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결국 카카오는 예비입찰에 불참했고,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그동안 강조해온 ‘관계형 커머스’와 오픈마켓 기반인 이베이코리아가 시너지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의 주요 커머스 서비스인 선물하기, 톡스토어(쇼핑하기) 등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적 성향이 짙다. 이용자들이 서로에게 상품을 구매해주고, 추천해주는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톡딜’은 이용자 2명만 모이면 할인가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서 지인에게 카카오톡으로 공동구매 참여를 유도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어 카카오커머스의 전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서비스로 꼽힌다. 또 지난해 12월 기준 톡딜을 포함한 톡스토어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300만 명을 기록했고, 재구매율이 73%에 이르며 성장 중이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판매자를 모집하는 것 외에는 이점이 없어 5조 원을 투자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아울러 카카오는 오픈마켓과의 협업을 시도했다가 시너지를 보지 못한 경험도 있다. 지난 2019년 SK텔레콤과 3,0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한 카카오는 지난해 6월 11번가를 카카오톡의 ‘더보기’ 탭에 시범적으로 일부 이용자에 한해 노출한 바 있다.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구매 환경을 경험하게 한다는 목표로 오픈마켓을 끌어왔지만 결국 큰 효과가 없다고 판단, 최종적으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베이코리아의 ‘네이버 종속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네이버 쇼핑 검색을 통한 유입 비율이 높다. 만약 이용자가 네이버를 통해 이베이코리아에서 제품을 구매하면 네이버에 일종의 플랫폼 수수료를 내야 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플랫폼 직접 유입을 통한 구매 확장이 중요한데 이베이코리아 같은 경우에는 네이버에서 최저가 비교 검색을 거쳐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크다”며 “오히려 소비자들이 직접 플랫폼에 들어가서 상품을 구매하는 쇼핑몰을 인수하는 방향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카카오가 최종적으로 입찰에 불참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이 당초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증시 상장으로 시가총액 100조 원에 올라선 ‘쿠팡 효과’와 별도로 시장에서는 오픈마켓과 e커머스를 나눠서 봐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는 SK텔레콤(11번가)과 롯데, 이마트, MBK파트너스, 동남아 기반 직접구매 플랫폼 큐텐(Q10) 등 7~8개 기업이 출사표를 던졌다. 시장에서는 SKT, MBK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SKT가 운영하는 11번가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거래액 30조 원, 점유율 18%로 e커머스 1위로 올라선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7조6,800억 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으나 이후 대형 마트의 정부 규제 등에 고점 매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현금 실탄이 충분한 MBK로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홈플러스와 시너지 효과를 구상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와 신세계는 예비입찰에는 참여했으나 적극성은 떨어진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이번 예비입찰에 빠진 것은 카카오와의 시너지효과뿐 아니라 인수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작용한 것으로 안다”며 “카카오가 빠지면서 가격 고평가 논란이 재점화된데다 인수 후보 면면을 뜯어보면 실제 본입찰에서 예상 가격 이상의 인수가를 제시하며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곳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김보리 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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