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임기를 무사히 완주한 역대 세번째 금감원장이 됐다. 다만 후임 원장의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아 금감원은 당분간 수석부원장의 대행 체제로 운영될 계획이다.
윤 원장은 7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이임식을 통해 “거친 금융환경 변화 속에서 금융기관의 과도한 위험추구가 소비자 피해로 이어졌고 예기치 못한 코로나19는 실물경제의 위축을 초래했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임직원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윤 원장은 2018년 5월 8일 제13대 금감원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문제를 비롯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등을 헤치고 3년의 임기를 무사히 마치게 됐다. 역대 13명의 금감원장 가운데 윤증현·김종창 전 원장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임기를 꼬박 채웠다.
윤 원장은 이날 이임사를 통해 임직원에게 세 가지 당부의 말을 남겼다. 첫 번째는 사명감이다. 그는 “(금감원이) 대한민국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의 안녕을 책임지고 있음을 한시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라며 “맡은 바 소임을 다할 때 국가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이루고 금융소비자는 최고의 금융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직 내부의 소통과 화합도 당부했다. 윤 원장은 “개개인의 능력을 효과적으로 모으지 못하면 총체적 감독역량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금감원이 지향하는 보다 큰 가치를 위해 소통하고 화합하는 군자의 길을 걷길 바란다”고 말했다.
뒤바뀐 금융환경에 따른 우려의 말도 남겼다. 윤 원장은 “금융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가 위험관리자로서 크게 보고 멀리 보는 통찰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며 “금융시스템의 안정과 소비자 보호 등을 위한 대안 마련에 전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기를 끝마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윤 원장은 “파이낸스(Finance)의 어원인 라틴어 피니스(Finis)는 종결과 부채의 청산 등을 의미하는데 마음의 빚을 미처 다 갚지 못하고 떠나는 것 같아 마음이 가볍지 않다”며 “(금감원의) 여정을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ksh25t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