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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株의 반격 이제 시작…지주사株, 이해 안될 정도로 저평가"

[허남권·이채원 '투자구루' 2인이 말하는 '변동장 대응']

성장률·금리 반등기 들어서 가치주 상승사이클 이어질 것

LG 등 좋은 자산 많은데 저평가…5~6% 수익 기대 배당주도 많아

시장 평균보다 20~30%가량 싼 시총·점유율 높은 회사 노릴만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이채원 한국투자 밸류자산운용 고문./성형주기자


코스피지수가 지난주 사상 최고가를 찍자 마자 다시 내리막을 타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 속에는 증시의 두 축인 성장주와 가치주의 주도권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사실 얼마전까지 증권가에서 가치투자자는 멸종위기였다. 저성장·저금리가 초래한 성장주 시대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가치주의 성과는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반전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오랫동안 소외됐던 굴뚝 산업, 금융, 통신, 식음료 업종이 BBIG(반도체, 배터리, 인터넷, 게임) 기업의 수익률을 앞서고 있다.

한국의 대표 가치투자 2인방으로 꼽히는 허남권 신영자산운용대표와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고문은 “가치주의 반격은 이제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가 살아나고 인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하면 그동안 가치주 영역에 있었던 경기 민감주, 배당주, 자산이 많은 주식의 선전이 한 동안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특히 “경영권 프리미엄을 줘도 모자랄판에 지주사들이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는 상황은 말이 안된다”며 지주사 투자가 유망하다고 강조했다.

"경기 반등 금리 인상…가치주 사이클 왔다"= 허 대표와 이 고문은 최근 경제 성장률이 반등하고 금리가 오르면서 성장주의 우위는 한계에 부딪혔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 고문은 “금리가 낮을수록 미래의 기대 수익이 높은 성장주에게 유리하다. 장기 하향 추세를 그려온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지난 해는 0.3%대까지 내리다 보니 성장주와 가치주의 수익률 괴리가 극심했다”며 “그러나 금리가 이제 1.6%대까지 올랐고 앞으로도 상승할 것으로 보여 가치주 사이클이 잔잔하고 길게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성장주와 가치주는 사이클이 있다”며 “2000년~2013년은 조선주 등 대형 가치의 오버슈팅이 있었고, 2010년~2013년은 중소형 가치주의 해였다”며 “그러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치주가 암울한 시기였지만 이제는 빛을 발할 차례”라고 말했다.

허 대표도 “사이클이 바뀌면 몇 개월만에 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수급측면에서도 가치주에 유리한 국면이라고 판단한다. 그는 “간접투자든, 직접투자든 수 년간 가치주를 보유하고 있다가 실망한 후 팔고 떠날 사람은 떠나면서 매물 공백이 생겼다"며 이를 ‘수급상으로 깨끗해졌다’고 표현했다. 이 고문 역시 그간 모두가 성장주로 몰려간 사이 최근 가치주의 ‘빈집 털이’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또 “어느 정도 가치주와 성장주의 갭 메우기가 이뤄지면 그때는 좋은 성장주, 좋은 가치주가 같이 오르는 진검승부의 장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사·배당주, 인플레 헤지에 좋다"= 두 가치투자자는 “싸다고 무조건 좋은 주식은 아니다. 가치에 비해 싸야 진짜 좋은 주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현재 어떤 주식이 저평가 돼 있을까.



둘 다 단연 지주사를 꼽았다. 허 대표는 “좋은 실물 자산이 많은 데 저평가 된 주식이 인플레이션 헤지에 좋다”며 “지주사가 바로 그런 주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대표 지주사들은 우량 자회자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경영권까지 갖고 있지만 오히려 시장에서는 자회사 지분 가치를 디스카운트 하고 있다”며 “프리미엄을 줘도 모자랄 판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고문도 “지주사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되고는 있지만 그래도 아직 대한민국의 모든 지주사가 싸다”고 말했다. 일례로 삼성물산(028260)이 가진 삼성전자(005930)의 지분 가치가 시가로 약 26조원인데,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이 26조원이다. LG(003550)의 경우 LG화학(051910)LG전자(066570)의 지분 가치만 28조원이 넘지만 시가총액은 25조원 대다. 그는 “지주사 지분을 보유하면 대주주와 운명을 같이 할 수 있는 주식이기 때문에 자회사보다 훨씬 유리하다”며 “물론 대주주가 시장에 내놓을 지분이 아니기 때문에 저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런 상황도 언젠가는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지주사들이 자회사를 키워 기업공개(IPO)를 하고 이를 팔기도 하는 선진국형 지주사로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배당주 역시 여전히 투자 유망주식으로 꼽혔다. 이 고문은 “배당수익률이 5~6% 이상 나오는 종목 중에 앞으로도 돈을잘 벌 회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배당을 잘 주는 기업중에서 우선주와 보통주 괴리가 큰 회사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확실히 저평가된 주식 사야 변동성에 마음 편해"= 두 가치 투자자가 또 입을 모아 강조한 바는 두 가지다. 확실하게 싼 주식을 사는 것, 그리고 가치주 투자는 성향에 맞아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허 대표는 시장 평균대비 20~30%가량 싼 주식 중에서 골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기준으로 주가수익배율(PER) 10배·주가순자산비율(PBR) 0.7~0.8배 이하, 배당수익률 3% 이상 되는 종목 중에서 시가총액이 큰 순으로 스크리닝을 한다”며 “그중에서도 가격 경쟁력이나 품질이 검증돼 시장 점유율이 높은 회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1만원이라고 생각하는 주식을 4,000~5,000원에 사면 주가 급락이 와도 마음이 편하다"며 “가격과 가치의 괴리는 오랫 동안 벌어질 수 있지만 정상화는 빠른 시간 내 이뤄진다. 이게 가치주 펀드나 가치주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간에 성과를 봐야 하는 사람들은 힘들어 하는 투자법”이라며 “그러나 몰려다니는 투자로는 큰 돈을 벌 수 없다. 투자는 외로운 선택이며 외로운 길을 가야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고문은 “카카오의 성장을 100% 확신하지만 성장률이 5배일지, 10배일지 잘 몰라 현재 가치를 평가하기 힘들기 때문에 당장 싼 주식을 사자는 게 내 철학”며 “성장주 투자는 미래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현재 PER 14~15배는 코스피 지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세계 최고의 기업임을 감안하면 비싼 상황은 아니다”며 “만약 내가 펀드를 운용하고 있었다면 조금은 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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