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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친환경 속도내는 현대차…G90·K9서 '타우엔진' 뺀다

에쿠스 등 회장님車에 썼던 '고배기량'

수출·AS물량 남긴채 연말까지만 생산

환경규제·엔진 다운사이징 추세 밀린탓

미래차시대 발맞춰 전기차 집중 투자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G90과 기아 K9 등 최고급 차량에 탑재하던 고배기량 ‘타우 엔진’에 대해 단종 수순에 들어갔다. 엔진 배기량을 줄이면서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엔진 다운사이징’과 전기차 전환 트렌드가 부각된 것이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타우를 시작으로 현대차의 탈(脫)엔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출시할 신형 G90과 K9 라인업에서 타우 엔진이 적용됐던 5.0ℓ 가솔린 모델을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타우 엔진을 쓰는 모델을 단종시킨 것이다. 현대차 파워트레인(동력계) 부문의 한 관계자는 “G90과 K9을 제외하면 타우 엔진을 쓰는 차종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단종에 들어간 것”이라며 “북미 수출 물량과 AS 때문에 연말까지만 소량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타우 엔진은 현대차가 지난 2008년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8기통 가솔린 엔진이다. 약 5년간 2,600억 원을 투입해 탄생한 이 엔진은 이른바 ‘회장님차’로 불리는 에쿠스(2세대), G90 등 고급 차종들에 적용돼왔다. 현대차가 축적한 엔진 개발 경험을 총체적으로 집대성한 엔진으로 미국 자동차 전문 미디어 워즈오토가 선정한 ‘10대 엔진’에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연속 선정됐다.

현대차가 이렇게 애써 만든 타우 엔진에서 손을 떼는 것은 각 국가에서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 및 연비 규제를 강화하면서 ‘엔진 다운사이징’ 추세가 자동차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운사이징은 엔진의 배기량이나 실린더 수를 줄여 연비를 좋게하면서도 터보차저나 연료 직분사 방식 등의 기술을 결합해 낮은 배기량의 엔진이 보다 높은 등급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적은데 높은 출력을 내는 ‘콤팩트’ 엔진에 자리를 내줬다는 얘기다.



고배기량 엔진의 부진은 판매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G90과 K9의 국내 판매량에서 5.0ℓ 가솔린 모델의 비중은 각각 13.4%, 0.6%에 불과했다.

현대차가 타우 엔진 단종에 들어간 것은 최근 전기차 전환 흐름이 빨라지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주요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는 과정에서 친환경차 분야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 시장이 꽃피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30만 대 수준이었던 미국 내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오는 2025년 320만 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현대차는 이달 14일 2025년까지 5년간 미국에 74억 달러(약 8조 1,400억 원)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동남아·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수요를 고려해 내연기관 역량을 당분간 이어간다는 방침이었지만 예상보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열리면서 전환 시점을 앞당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타우를 시작으로 내연기관 종말 흐름이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노조의 반발로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전기차가 미래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이에 따른 구조 조정에는 반대하기 때문이다. 이에 노조는 엔진이나 변속기 등을 생산하는 파워트레인 공장을 신사업인 도심항공교통(UAM), 전기차 배터리 모듈 공장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가솔린 엔진이 필요한 시장이 있기 때문에 당장 사업을 접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내연기관 비중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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