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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냐, 앱마켓이냐…구글 손잡고 고민 깊어지는 SKT

구글 두고 이해관계 엇갈린 티맵·원스토어

업계 "앱 마켓보다 모빌리티에 우선순위"


SK텔레콤(017670)이 오랜 ‘러브콜’ 끝에 구글과 손 잡았다가 돌연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구글의 차량용 플랫폼 ‘안드로이드 오토’와 관련해 모빌리티에서는 협력하지만 앱 마켓에선 대척점에 서는 관계가 됐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두 사업을 놓고 양자택일 기로에 놓였다는 말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부터 안드로이드 오토가 연동된 내비게이션 ‘T맵’을 정식 서비스했다. 안드로이드 오토란 자동차 내부 디스플레이 장치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최적화시키는 플랫폼이다. 내비게이션, 음악, 메신저 등 각종 안드로이드 기반 앱이 자동차에서 작동하도록 지원한다.

안드로이드 오토 제휴는 SK텔레콤의 숙원 사업이었다. 구글이 지난 2018년 7월 국내 최초로 카카오와 안드로이드 오토 파트너십을 맺자 당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절박함과 위기의식이 없다면 우리의 모든 플랫폼이 경쟁력을 잃을 것이다”라며 질책까지 할 정도였다.

이제서야 SK텔레콤은 안드로이드 오토 제휴를 맺었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상황이 됐다. 구글이 안전 문제를 이유로 안드로이드 오토가 지원되는 T맵을 구글 앱 마켓 ‘플레이스토어’ 버전으로만 한정하면서다. SK텔레콤 자회사 ‘원스토어’의 앱 마켓에서는 안드로이드 오토가 빠진 T맵만 다운받을 수 있어 이용자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안드로이드 오토를 구글 외 다른 앱 마켓에 연동하려면 구글이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요구받는 수백 수천 가지의 안전 관련 준수 사항을 담보해야 한다.

이를 두고 구글이 경쟁 앱 마켓 견제를 위해 ‘갑질’했다는 논란이 일었고, 최근 정부까지 나서 위법 여부 판단을 위한 실태조사를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제휴가 물거품 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구글이 규제 이슈에 휘말리느니 SK텔레콤과의 협력을 보류하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또 지난달 SK텔레콤 모빌리티 사업의 최대 경쟁사인 카카오 측에 5,000만 달러(약 560억 원)를 투자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SK텔레콤이 앱 마켓보다 모빌리티 사업에 무게를 두고 구글 제휴를 밀어붙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원스토어 배제는 예견된 일”이라며 “카카오 내비, 아이나비 모두 플레이스토어 설치 버전만 안드로이드 오토가 지원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T맵 논란은 SK텔레콤 내부 계열사 간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외부로 터져나온 것”이라며 “SK텔레콤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현익 bee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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