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암호화폐 시장이 또 한 번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미국 국세청(IRS)이 암호화폐 규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 이번 하락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미 국세청 “세수 확보 위해 암호화폐 추적해야…권한 필요해”
8일(현지시간)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찰스 레티그(Charles Rettig) 미 국세청장은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암호화폐 거래를 더 많이 추적하고, 세금 징수를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기관의 탈세를 막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로 하여금 거래 자료를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를 위해 의회가 국세청에 권한을 부여해 달라고 강조했습니다.
레티그는 "정보 수집 권한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거래소를 폐쇄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냐는 의원의 질문에는 "그럴 기회를 주면 감사하겠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량과 시가총액이 급격히 증가한 만큼 세수 확보의 주요 자원이 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레티그는 "전 세계에 암호화폐 거래소가 8,600개 이상 존재하는데, 대부분 규제 레이더망에서 벗어나게 설계돼 있다"며 "추가적인 규제 방법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내년부터 기업이 1만 달러(약 1,116만 원) 이상의 암호화폐를 거래할 경우 이를 의무 신고하도록 했습니다. 재무부의 경우 암호화폐 관련 예산으로 3,200만 달러(약 357억 원)를 배정했습니다.
비트코인 3만 달러 겨우 방어…연준 테이퍼링 논의 우려까지 겹쳐
미 국세청이 세수 확보를 위한 암호화폐 규제 의지를 내비치자 비트코인 가격은 9일 새벽 최저 3만 1,000달러까지 하락했습니다. 전날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테이퍼링을 본격 논의하면서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자산 매입 축소 시작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지난달에도 연준의 테이퍼링 언급 소식으로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한 바 있습니다.
테이퍼링은 암호화폐 시장에 큰 악재로 여겨집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경기 회복을 위해 시장에 더 많은 현금을 유통하던 연준의 경기 부양 정책이 축소될 경우 달러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에 투자에 투입되는 자금도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죠.
가격 소폭 반등 불구하고, 여전히 하락세 머물러
코인360 통한 암호화폐 가격 동향 살펴보겠습니다. 9일 오전 6시 15분 비트코인(BTC)은 전일 대비 1.44% 하락한 3만 3,638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ETH)은 3.29% 내린 2,527달러입니다. 바이낸스 코인(BNB)은 3.51% 하락한 353달러, 도지코인(DOGE)은 1.33% 밀린 0.33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노윤주 기자·박성민PD daisy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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