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비트코인을 깎아내리며 도지코인을 띄워온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트위터 CEO 잭 도시가 다음 달 토론을 벌일 예정인 가운데 암호화폐 업계가 논쟁 주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머스크와 도시는 7월 21일 개최되는 비트코인 콘퍼런스 '더 B 워드'(The B word)에서 비트코인을 주제로 토론을 하기로 합의했다. 이 행사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정보를 제공하고 비트코인 사용을 더욱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번 토론은 '도지파더'(Dogefather)를 자처하는 머스크와 비트코인 전도사로 불리는 도시가 뼈있는 트윗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성사됐다. 도시는 먼저 트위터에 '더 B 워드'를 홍보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머스크는 도시의 트윗에 비꼬는 뉘앙스의 댓글을 달았다. 비트코인의 앞 글자를 딴 '더 B 워드'라는 행사명이 양성애에 대한 호기심을 의미하는 단어(bicurious)냐고 짓궂게 물어본 뒤 "아 맞다, 비트코인이군"이라며 자극했다.
이에 도시는 머스크를 향해 "기괴하다"고 맞받아치며 "행사에서 당신과 내가 대화하자. 당신은 (비트코인에 대한) 궁금증을 다 털어놓을 수 있다"고 토론을 제안했다. 머스크는 "좋다. 합시다"라고 응했고 도시는 "알았다.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올해 초만 해도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공개 선언했으나 지난 5월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허용 중단을 돌연 발표했다. 또한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지적하며 도지코인을 대안 암호화폐로 띄웠다. 반면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비트코인 지지론자인 도시는 머스크를 겨냥해 "어떤 한 사람이 암호화폐를 바꾸거나 막을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달 초에는 머스크 성토장을 방불케 했던 비트코인 축제에도 참석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머스크와 도시가 토론에서 화두로 꺼낼 구체적인 주제에 대해 관심을 쏟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머스크가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수반되는 막대한 전기 에너지와 화석 연료 소모를 지적하며 친환경적 대안 마련을 비트코인 진영에 촉구해왔던 만큼 이를 둘러싼 설전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암호화폐 정보 매체 더블록은 "도시가 비트코인 전도사라면 머스크는 비트코인에 대해 훨씬 더 비판적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토론은 흥미로울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매체 마켓인사이더는 "도시와 머스크의 암호화폐 대화는 두 사람이 함께 공개적으로 등장하는 첫 자리가 될 수 있다"면서도 "더 B 워드 콘퍼런스가 온라인 또는 대면 행사로 열릴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머스크가 그동안 암호화폐 관련 트윗으로 비트코인과 기타 코인의 급등락을 견인한 만큼 이번 토론 결과에 따라 암호화폐 가격이 좌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7일 오후8시(한국시간 기준) 1비트코인 가격은 3만2,824달러(약 3,704만원)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초강도 규제로 인해 암호화폐 투심이 급랭하고 있는 만큼 비트코인 가격의 심리적 저항선인 3만달러의 지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이 3만달러 밑으로 무너질 경우 급락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머스크는 오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1’에서도 발언할 예정이다. 이번에 그는 민간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의 창립자로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위성통신 전략에 대해 발표한다.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사업인 스타링크는 1만2,000여개의 통신 위성을 이용해 기지국을 갖추기 어려운 소외 지역까지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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