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주요 자산군 중에 원유와 구리의 성과가 돋보였다. 경기회복으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수익률을 밀어 올렸다. 이에 따라 원자재 가격과 상관관계가 높은 베트남·러시아 등 신흥국 증시도 강세를 보였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가치주 중심의 유럽 증시는 우수한 성과를 낸 반면 국내에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중국 증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29일 대신증권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상반기에는 주요 자산군 중 원유와 구리 등 원자재가 우수한 성과를 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급락했던 원유는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요 회복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 등에 따른 공급 차질이 겹치며 상반기에만 50% 이상 올랐다. 전기차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에 수요가 급증한 구리도 20% 넘게 상승했다.
이로 인해 원자재 민감도가 높은 신흥국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 연초 대비 베트남 VN지수가 27.10%, 사우디 타다울지수가 26.10%, 러시아 RTSI지수가 20% 올랐다.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14.91% 오르며 미국 나스닥(12.51%)과 다우존스(12.01%), 일본 닛케이(5.84%) 등의 성과를 웃돌았다. 단 바이오 업종 전반이 약세를 보이며 코스닥은 5.1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중국의 경우 미중 무역 갈등과 부양책보다 구조 조정에 나선 중국 정부의 스탠스로 인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가치주 비중이 높은 유럽 증시도 성과가 우수했다.
이상원 삼성자산운용 투자전략팀장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베트남·러시아 등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의 증시가 강세를 보였고 경기 민감주 비중이 높은 유럽도 미국을 웃도는 성과를 연출했다”고 말했다.
상반기 내내 가장 뜨거웠던 암호화폐 시장은 지난달 말부터 하락장이 펼쳐지며 ‘용두사미’로 상반기를 마쳤다. 그럼에도 비트코인 수익률은 19%로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비견되는 금의 수익률(3.75%)을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은 183%, 도지코인은 5,366% 오르며 상반기 자산 시장의 주인공다운 모습을 과시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각국의 증시가 나쁘지 않은 성과를 낼 것으로 봤다.
이 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기저 효과가 사라지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속도는 완만해지겠으나 경기 확장 국면이 이어지며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단 금리 상승으로 금·암호화폐의 하반기 성과는 제한될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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