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5년간 창원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해온 LG전자(066570) 창원공장이 최첨단 시설로 새롭게 태어났다. 신축 공장은 생산성과 친환경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기 위해 첨단 로봇과 무인 물류창고, 고공 컨베이어와 같은 하드웨어는 물론, 빅데이터 솔루션 등을 도입해 소프트웨어도 새롭게 바뀌었다.
2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지난 16일 외부에 처음 공개한 LG스마트파크는 지난 1976년 창원국가 산단 조성과 함께 탄생한 LG전자 창원공장을 재건축한 것이다. 이곳은 1970~1980년대 컨베이어를 이용해 생활가전을 대량으로 생산하며 국내 가전업계의 생산 효율화를 이끌었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1990년대에는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표준화 및 자동화 시스템을 갖춰 산업현장의 변화에 대응해 왔던 이곳은 2017년부터 7년에 걸친 대대적인 정비에 들어갔다. 노후된 시설을 바꾸고 생산능력도 끌어올리기 위한 ‘선제적 투자’였다. 그 결과 생활가전 주요 생산라인은 최첨단 친환경 지능형 자율공장으로 탈바꿈했다. 이름도 직원 공모를 통해 LG스마트파크로 바꿨다.
오는 2024년까지 단계별로 완공될 예정인 LG스마트파크는 통합생산동과 창고동 등 연면적 33만6,000㎡규모의 2개동 6개 라인을 갖춘 자율형 지능공장이다. LG전자는 이곳에서 산업용 로봇을 활용해 생산공정의 자동화율을 크게 높인 것은 물론, 설비와 부품, 제품 등 생산 프로세스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빅데이터 기반으로 만들어진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공정관리를 시작했다. 또한 딥러닝을 활용해 생산된 제품의 품질을 예측하는 시스템도 새롭게 도입하며 생활가전 생산공정을 대거 디지털화 하는데 성공했다. 1단계 준공이 완료된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냉장고, ‘LG 시그니처’ 냉장고, 정수기 등이다. LG전자는 2024년까지 나머지 1개동을 추가로 재건축해 2개동 6개 라인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로봇과 고공 컨베이어 밸트, 무인 물류창고 등 새로운 하드웨어를 맞이한 LG스마트파크의 통합생산동은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특히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이 설치돼 있어 공장 안에서 가전 생산에 필요한 자재를 자동으로 운반하며 밀려드는 주문에 적시 대응이 가능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첨단설비와 최신 기술이 적용된 통합생산동이 최종 완공되면 최대 200만대 수준이던 기존 창원1사업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3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또한 LG전자는 LG스마트파크에 모듈러 디자인에 최적화한 생산설비를 도입해 신제품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고 밝혔다. 모듈러 디자인은 마치 장난감 레고블록처럼 몇 가지 표준화된 모듈을 조합하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생산방식을 뒷받침한다. LG전자는 이 방법을 통해 다변화하는 시장 니즈를 반영한 신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저가에 공급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원칙에 따라, 지속가능한 발전 토대를 만들기 위해 LG스마트파크도 에너지 효율 높이는데 힘을 기울였다. LG전자는 신축 통합생산동에 건물 에너지 관리 솔루션 ‘비컨(BECON)’ 등 첨단 에너지 설비와 기술을 적용해 생산과정에서 투입하는 에너지 효율을 30% 가량(최종 완공 기준)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LG전자가 지능형 자율공장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LG전자는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미국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19년 테네시주 클락스빌 세탁기 공장을 지능형 자율공장으로 바꿨다. 이곳에 투입된 투자비는 총 3억6,000만 달러로, 부품 제조, 모듈 조립, 제품 생산까지 원스톱 통합생산이 가능한 체계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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