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 대란 속에 중국·유럽 등 세계 각국의 원전 건설이 본격화되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원전 대장주’로 꼽히는 한전기술(052690)의 상승세가 무섭다. 탄소 중립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에너지난을 해결할 구세주로 원전 기술이 주목 받으며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을 가진 한전기술이 큰 수혜를 입으리라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는 것이다. 한국전력이 3분기에 1조 원에 가까운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며 전기 요금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불거진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에너지난의 해법으로 원전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전기술은 전 거래일 대비 7.37% 오른 10만 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10만 원의 벽을 넘었다. 한전기술의 주가가 10만 원을 돌파하는 것은 2012년 3월 이후 10여 년 만이다.
한전기술은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원자력발전소 설계 업체지만 지난 5년간 친환경에너지 전환에 따른 국내 원전 수주 감소로 매출이 주는 등 외형 축소가 지속돼왔다. 하지만 최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웃도는 글로벌 에너지난 속에서 탄소 중립을 지키면서도 에너지난을 해결할 기술로 원전이 주목 받으며 주가가 반전을 맞았다. 특히 지난 3일(현지 시간) 중국이 향후 15년 동안 원전을 최소 150기 건설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가 보도하면서 주가에 또 한 차례 상승 탄력이 붙었다. 이 기간 한전기술은 3분기 연결 기준 8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기도 했지만 기대감에 부푼 주가가 그에 아랑곳없이 상승세를 탄 것이다. 실제로 3일 이후 7거래일간 한전기술의 주가 상승률은 42.1%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은 올해 연말 혹은 내년 초에 발표될 유럽의 ‘녹색분류체계(EU Taxonomy)’에 원자력이 포함될 것인지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만약 원자력이 녹색분류체계 리스트에 포함된다면 친환경에너지로 인정 받아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이 포함될 경우 현재 신규 원전 건설을 전면 중단한 한국에서도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한전기술의 주가가 지나치게 가파른 상승을 거듭한 만큼 신규 투자에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전기술에 대해 “단기 급등세 부담으로 매수 시기는 고민이 필요하지만 향후 글로벌 원전 수주가 가시화된다면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고 판단한다”며 목표 주가를 8만 1,000원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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