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한다.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에 처음으로 차량용 칩을 공급하는 등 공급 사례와 제품군을 늘리며 개화하는 전장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30일 삼성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통신, 전력 관리 등에 쓰이는 새로운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3종을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신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을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에 공급한 것이다.
엑시노스 오토 V7은 차량 내 디스플레이에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탑재된다. 이 칩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가상 비서, 음성 및 얼굴 인식 등 인공지능(AI) 연산을 할 수 있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하고 있다.
또 디지털 계기판, 중앙 정보 처리 장치,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자동차 속 각종 화면이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2개의 분리된 그래픽처리장치(GPU)도 내장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또다른 글로벌 차량 제조 업체 아우디에 지난 2017년부터 차량용 프로세서,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 등 주요 차량용 칩을 공급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에 차량용 연산 장치를 납품한 사례는 처음이다.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 고급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적용 사례를 늘려가며 신뢰도를 쌓아가는 모습이다.
박재홍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한 차량 지능화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진화된 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프로세서를 제공해 전장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연산 장치 외에도 차량용 통신칩 ‘엑시노스 오토 T5123’을 선보였다. 차량용 통신 칩으로는 최초로 5세대(5G)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5G 단독 사용 모드와 롱텀에볼루션(LTE) 망을 함께 사용하는 시스템 모두를 지원한다.
차량용 전력관리 반도체 ‘S2VPS01’ 출시도 눈에 띈다. 특히 이 제품은 자동차 생산 업체와 주요 파트너사가 필수 사항으로 꼽는 조건인 ‘에이실-B’ 인증을 획득했다. 극한의 사용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보호, 발열 차단, 자가 진단 기능도 탑재했다.
한편 자동차 전장 시장은 전기차·자율주행 기술 발달로 전도유망한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 초 450억 달러 수준이었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26년 67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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