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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믿을 '빈집' 통계…하루만 비어 있어도 집계

2020년 151만가구…전체의 8.2%

조사기간 이사·수리까지 포함시켜

3개월 미만 빈집 38%로 가장 많아

국토부 통계와는 14배가량 차이

사회적 문제 되는데 혼란만 가중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빌라의 모습./연합뉴스




통계청의 빈집 통계가 하루만 비어 있어도 빈집으로 집계하는 등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감소 추세 속 지방을 중심으로 ‘빈집’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지는 통계로 혼란만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전국 빈집은 151만 1,306가구에 달했다. 전체 집이 1,852만 5,844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의 8.2%가 빈집이라는 뜻이다. 대한민국의 집 열 채 가운데 한 채 꼴로 빈집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해당 통계에는 맹점이 있다. 통계청은 약 한 달간 전화·인터넷 및 방문 등의 방법으로 주택을 조사하고 11월 1일 기준으로 당시 집이 비어 있으면 빈집으로 집계한다. 즉 실제로는 이사·수리 등의 이유로 잠깐 비어 있는 집이더라도 11월 1일에만 비어 있다면 그해의 빈집으로 집계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통계의 맹점은 서울 아파트 빈집 통계에 그대로 드러났다. 통계청은 2020년 비어 있는 서울 아파트 수를 5만 900가구로 집계했다. 이 중 2020년, 즉 그해 준공된 신축 아파트는 6,428가구로 전체의 12.6%를 차지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넘치는 주택 매수 수요 속 서울 내 미분양 아파트는 100가구 안팎 수준에 그쳤던 시기다. 이유는 입주 물량에 있었다.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1만여 가구가 넘는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몰린 시기와 통계청의 조사 기간이 겹치면서 아직 입주자들이 들어오지 못한 새 집들이 빈집으로 집계된 것이다.





통계청은 ‘빈집’ 통계를 보완하기 위해 집이 비어 있는 기간 및 사유 통계를 지난해 12월부터 제공하기 시작했다. 해당 내용을 보면 빈집 사유로는 매매·임대·이사가 42.9%로 가장 많고 가끔 이용(27.1%), 미분양·미입주(13.9%) 순으로 뒤를 이었다. ‘폐가’인 경우는 5.9%에 그쳤다. 비어 있는 기간도 3개월 미만인 경우가 전체의 38.1%로 가장 많았다. 즉 통계청이 말하는 빈집 10개 가운데 4개 꼴로 3개월 미만만 비어 있는, 실질적으로는 빈집이라 보기 어려운 집인 셈이다.

여기에 입주 물량, 부동산 경기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빈집 통계 수치가 출렁이는 만큼 시계열적 해석도 쉽지 않다. 실제로 2020년 빈집 사유 중 매매·임대·이사가 가장 높은 시도는 전체 사유의 54.9%를 차지한 세종시였다. 세종시는 2020년 9월 당시 3,100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준공됐다. 이에 따라 기존에 살던 집을 팔거나 새 아파트로 이사하는 수요에 따라 빈집이 급증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빈집 관련 통계는 통계청 외에도 국토교통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생산하고 있다. 국토부 통계는 전기와 상수도 사용량이 없는 1년 이상 오랜 기간 빈집을 대상으로 조사한다. 해당 기준으로 집계하면 2020년 기준 전국의 빈집은 10만 7,947가구다. 통계청 통계(151만 1,000가구)와 14배가량 차이 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빈집이라는 용어 자체가 넓은 의미로 보면 특정 시점에 결국 비어 있는 집을 의미하는 만큼 내용 자체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면서도 “다만 다양한 이유에 따라 공가가 유지될 수 있는 만큼 혼선이 없도록 추가적인 설문·조사 등을 통해 해당 통계를 세부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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