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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는 美 긴축·中 경착륙 대비해야"

■금감원·연구기관장 간담회

올 신흥국 금융시장 비우호적 전망

코로나發 취약계층 대책 마련 주문

정은보 "부동산자산 충당금 늘려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연구기관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올해 한국 경제·금융 시장의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김남수(왼쪽부터) 삼성글로벌리서치 부사장, 안철경 보험연구원장,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 정 금감원장, 박종규 금융연구원장, 김영민 LG경영연구원장,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장./사진 제공=금감원




국내 주요 경제 연구기관들은 올해 미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이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속화와 중국 경제의 경착륙, 코로나19 장기화 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새해 경제 전망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연구기관장들은 미국 등 선진국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예상보다 빨리 정책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은 미국의 빠른 긴축 가능성,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글로벌 교역 정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영민 LG경영연구원장 역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 긴축을 가속화하고 있고 부동산 경기가 급락하면서 중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점을 외부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 등 취약 계층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음식·숙박업 등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자영업자의 경우 상환 유예를 종료하더라도 분할 상환 등 연착륙을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박종규 금융연구원장은 “은행업이 금리 상승에 따라 순이자마진 확대로 전체 이익을 늘릴 수 있겠지만 중소 법인,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 조처가 종료되면 대손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국내 보험 산업의 성장 기반이 약화되고 있어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금감원 또한 잠재적 위험 요인에 대한 선제적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폐업 위기에 놓인 사업자가 최근 증가한 점을 고려해 프리워크아웃·채무재조정제도를 활성화하도록 지원하고 은행 및 유관 기관의 소상공인 경영 컨설팅 지원을 확대한다. 지난해 저금리 기조를 틈타 부동산 시장으로 상당량의 자금이 유입됐고 향후 금리 인상 시 리스크가 될 수 있는 만큼 금융사가 보유한 부동산 관련 자산에 충당금을 적립할 것을 주문했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단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대비해 금융회사의 유동성 영향, 업권 간 전이 가능성을 폭넓게 점검하겠다”며 “연구기관이 제시한 여러 분석과 제언을 감독 행정 업무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 원장을 비롯해 금융연구원·자본시장연구원·보험연구원·삼성글로벌리서치·현대경제연구원·LG경영연구원 기관장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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