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크림, 에스아이빌리지, 더한섬닷컴, W컨셉…. 잘 나가는 패션 애플리케이션(앱) 디자인 공통점은 '검은색 바탕에 흰 글씨'다.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모바일 가독성을 높이는 한편 옷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앱이 튀어선 안 된다"는 전략이 숨어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기기에 등록된 패션앱 대부분은 검은색 바탕에 흰 글씨가 돋보이는 디자인을 앱 아이콘으로 쓰고 있다. 레이아웃도 흑백의 모노톤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파페치와 매치스패션 등 해외 패션앱 로고 역시 대부분 흑백 공식을 따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모바일 가독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모바일 쇼핑에서는 고객이 물건을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콘텐츠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블랙과 화이트는 유행을 타지 않는 컬러로, 고객의 몰입을 돕는데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입점 브랜드를 강조해야 하는 플랫폼 특성도 영향을 준다. 패션 모델들이 화장을 연하게 하는 이유와 같은 셈이다. W컨셉 관계자는 "블랙은 어떤 색상과 연출해도 콘텐츠를 방해하지 않고, 더 깊이 있게 표현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로 무신사에 입점한 브랜드 수는 6000여 개에 달한다. 이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선 무신사 자체가 무채색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무신사는 모바일은 물론 웹에서도 블랙과 화이트 색상만을 사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톡톡 튀는 색상으로 고객들의 관심을 끌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마트와 마켓컬리, 쿠팡의 경우 각각 노란색과 보라색, 빨간색을 키(Key)컬러로 쓰고 있다. 10원 단위 가격 경쟁을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고객들의 시선을 끄는 게 중요하다. 반면 패션앱은 판매하는 브랜드가 각각 달라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의 특성상 앱에 접속하는 횟수보다, 앱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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