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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몸값 부담됐나…폐기물 대어 EMK 인수전 초반 '냉랭'

중견 사모펀드 불참, 경쟁 기업 위주 원매자군 형성

'경주 매립장' 가치 놓고 줄다리기 이어질 듯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의 자회사 신대한정유산업 전경/사진제공=EMK




폐기물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마지막 매물인 EMK(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 인수전이 시작됐지만 초반 분위기는 냉랭하다. 실탄을 쥔 사모펀드(PEF) 대부분 예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경쟁 업계 전략적투자자(SI) 중심으로 원매자군이 형성되고 있다. SI들도 무리한 베팅을 지양하는 입장으로 전해져 몸값 눈높이를 맞추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가 지분 100% 보유한 EMK 매각을 주관하는 크레디트스위스(CS)와 EY한영은 지난 25일 예비 입찰을 진행했다. E&F프라이빗에쿼티, VL인베스트먼트, 유진프라이빗에쿼티 등 다수의 사모펀드는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EMK는 2010년 JP모간이 다나에너지솔루션, 한국환경개발 등의 폐기물 업체를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2017년 IMM인베스트먼트로 주인이 바뀐 후에도 케이디환경, 탑에코, 에스티에코 등 유사 기업 인수해 총 11개 까지 늘리면서 성장시켰다. 다만 이번 매각에서는 EMK 산하 가장 큰 업체인 신대한정유산업은 제외했다. 그럼에도 EMK를 인수하는 기업은 폐기물업계 최상위권 사업자가 되거나 단번에 3~4위권에 진입할 수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다만 다수의 사모펀드는 EMK 인수전에서 일찌감치 발을 뺐다. 앞서 소각 업체 KG ETS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E&F PE는 딜 마무리를 위한 펀딩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KG ETS를 두고 경쟁을 벌인 바 있는 VL인베스트먼트는 LS니꼬동제련 지분 인수 딜로 방향을 틀었다. 유진PE와 산업은행 PE실이 설정한 7000억 원 규모의 2호 인프라 블라인드펀드도 EMK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이들은 EMK 엑시트 전략을 세우기 마땅치 않다고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사모펀드가 EMK를 인수하면 JP모간, IMM인베스트먼트에 이어 세 번째 FI가 된다. FI는 기업 몸값을 높여 다시 매각해야 하는데 추가적인 가치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이 주를 이룬다.

최근 폐기물 업체 몸값이 가파르게 오른 것도 부담 요인이다. EMK 매도자 측은 최소 6000억 원대의 가격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EMK의 지난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28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21배가 넘는 멀티플(EV/EBITDA)이 적용되는 셈이다. 최근 폐기물 업체에 통상 12~13배 수준이 적용된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가격이다. EBITDA가 340억 원이고 5400억 원에 팔려 15배로 책정된 KG ETS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경주 매립장이 매도자와 원매자 간 시각차를 만들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EMK가 올해 경주 매립장에서 대규모 매립 사업을 시작한 만큼 이를 기업가치에 반영하고 싶어하는 눈치다. 하지만 FI는 20배가 넘는 멀티플로 출자자(LP)를 설득하기가 녹록지 않고, 최근 오르고 있는 인수금융 금리를 감당하기도 벅찰 것이라 보고 있다.

SI에게 인수 주도권이 넘어가는 형국이지만 SI도 미온적이긴 마찬가지다. 유력 후보로 꼽혔던 SK에코플랜트는 “EMK 예비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경과를 지켜보고 재검토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코비트는 5000억 원대 가격이 아니면 무리해 베팅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후보자인 현대엔지니어링도 보수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EMK 매도자 측은 폐기물 업체 패키지 매각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던 EMC홀딩스 딜을 기준으로 삼고 있을 것”이라며 “EMC가 1조 원에 매각됐지만 EBITDA가 800억 원 수준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EMK의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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