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상장예비심사에서 탈락했다. 교보생명이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니티 등과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분쟁 등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는 교보생명의 상장 예비 승인 여부를 최종 심의에서 미승인 결정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심을 신청한 지 6개월여 만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이번 예심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최대주주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어피니티컨소시엄 사이의 ‘풋옵션 소송’으로 인해 지배구조 안정성이 낮아 상장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피니티컨소시엄 측은 지난해 9월 결론이 난 국제상업회의소(ICC) 1차 중재 신청에 대해 지난 3월 2차 중재를 신청했다. 풋옵션 가치평가를 한 안진회계법인과 교보생명 간 소송도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교보생명의 풋옵션 논란을 두고 법적 공방이 마무리되려면 2~3년은 걸린다는 관측이다. 한국거래소 규정은 ‘경영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송 등 분쟁 사건’이 없어야 상장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날 신 회장은 서울 여의도 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에서 의견 진술을 하는 등 상장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신 회장은 “주주 간 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두 곳의 FI와 중재 소송에서 이겨 상장 규정에 문제가 되는 부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사 3분의 2에 가까운 사람들이 상장을 원하고 있다”며 “상장은 교보생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굉장히 필요하고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보생명 측은 앞으로도 IPO에 지속해서 도전한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IPO는 FI들과의 법적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