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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통위 회의서 기준금리 결정은 어떻게 이뤄지나 [조지원의 BOK리포트]

72년 역사 첫 빅스텝 앞두고 관심 집중

일주일 전 회의 시작해 전날 동향보고회의

금통위 당일 의견 공개하고 통방문구 수정

올해만 한 명 빠진 6인 금통위 벌써 세 번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2.05.26




13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금통위는 지금까지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인하할 때 한 번에 1.0%포인트(2008년 12월 11일)를 내린 적은 있어도 인상할 땐 한 번도 0.25%포인트 범위를 벗어난 적이 없다. 0.50%포인트를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던 금통위원도 없었다. 빅스텝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그만큼 이번 금통위 회의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결정은 물론이고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이 결정을 하는 곳이 한은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금통위다. 금통위는 1년에 8번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매년 1·2월, 4·5월, 7·8월, 10·11월에 열린다. 회의 날짜는 연간 단위로 미리 정해 전년 연말에 공개한다. 이번 회의와 10월 12일 열리는 금통위는 주요 20개국(G20) 회의 일정으로 일부 조정됐다. 경제여건이 급변할 경우 임시 회의를 열기도 하지만 갑작스러운 위기가 닥치면 주로 금리 인하로 대응하기 때문에 임시 회의를 열어 금리를 올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금통위원들은 금통위 회의가 없을 때 주로 국내외 경제 현안을 살피면서 다음 회의를 준비한다. 주로 한은 각 부서에서 연구·검토한 자료를 보고 궁금한 사안은 직접 요청해 받아보기도 한다. 그렇게 준비하다가 본회의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 한은 내 주요 부서 실무진과 각종 비공식 회의(경제상황 점검회의)에 들어간다. 이 무렵부터 금통위원을 포함한 한은 임직원들은 묵언 기간(blackout period)에 돌입한다.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개인 의견이 표출돼 시장에 혼란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때부터 기자도 접촉을 하지 않고 외부에 의견을 내는 것 역시 피한다.

금통위 하루 전날은 동향보고회의가 열린다. 한은 주요 부서는 금통위원들에게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보고를 한다. 보고 과정에서 금통위원들은 추가 질의를 하기도 하고 위원 간 토론도 진행한다. 한은은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내용을 편집해 동향보고회의에서 오고 간 내용을 금통위 의사록에 담는다.

금통위 당일 오전 9시가 되면 본회의가 열린다. 회의가 시작되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들은 미리 작성해 온 금리 결정과 자신의 견해를 돌아가면서 읽는다. 의견을 읽는 순서는 공개되지 않으며 금통위 의사록에 게재된 순서도 이와 같지 않다. 언론 공개 사진에서 금통위원들이 앉아있는 자리도 무관하다. 금통위원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매번 순서를 바꾸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의견을 취합하고 나면 의장인 총재가 안건을 의결하거나 부결한다. 그런 다음 ‘통방문’으로 불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작성한다. 통방문에는 국내외 경제 상황에 대한 점검 및 전망, 최근 물가·금융 상황, 향후 통화정책 방향이 담긴다. 금통위는 본회의 중 통방문 초안을 바탕으로 어떤 문구를 넣고 뺄지를 논의한다. 단어 순서나 표현이 조금만 바뀌어도 해석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중요한 논의 작업이다. 기준금리 결정이 외부에 공개되는 시간이 9시 40~50분 사이에서 매번 바뀌는 것은 통방 문구 논의가 얼마나 길어지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다. 혹은 다른 안건이 있으면 늦어지기도 한다.

회의가 끝나면 출입기자단을 통해 기준금리 결정 내용만 간단히 전달한다. 전달 즉시 시장에 금통위 결정 내용이 전파된다. 수정경제전망이 나오는 2·5·8·11월에는 성장률·물가 전망치도 연달아 발표한다. 이후 10시 30분 전후로 통방문 전문을 출입기자단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한다. 오전 11시엔 총재가 직접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준금리 결정 배경 등을 설명한다. 이때 소수의견을 낸 금통위원이 있었는지, 있다면 누구였는지를 말한다. 본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은 약 2주 뒤 의사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 앞 / 연합뉴스


금통위원은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이창용 총재와 이승헌 부총재는 당연직 금통위원이다. 나머지 금통위원 5명은 한은 총재,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회 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이 각각 추천한 뒤 대통령이 임명한다. 은행연합회장이 추천했던 임지원 위원이 5월 임기를 마치고 떠났으나 후임 인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번 금통위도 6명이 기준금리를 결정하게 됐다.

금통위 완전체가 갖춰지지 않은 채 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다. 다만 금통위 안건 의결은 5인 이상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해 금리 결정 과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4월 금통위는 총재 없이 주상영 위원이 의장 대행을 맡아 금리를 올렸고, 5월 금통위는 이 총재가 취임했으나 임 위원 후임이 없이 남은 6명이 금리 인상 결정을 내렸다. 의장을 맡은 총재는 통상 의견을 내지 않지만 금통위 결정이 만장일치면 같은 의견을 낸 것으로 본다. 의견이 3대 3으로 나뉘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한다.

금통위 의사록 등을 살펴보면 금통위원 대부분 금리 인상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인상 속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금통위원들은 “완화 기조를 빠르게 축소”, “기준금리를 빠르게 중립금리 수준으로 높여야” 등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의사록에 담았다. 반대로 한 금통위원은 “속도를 신중하게 조절하면서 성장 손실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조지원의 BOK리포트’는 국내외 경제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경제학계 전반의 소식을 전하는 연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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