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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점유율 20% 진입이 첫 과제…美 투자 프로젝트 시동건다 [뒷북비즈]

[뉴삼성이 온다]

<하> 시스템 반도체 1등 로드맵 만든다

삼성 대형 M&A 등 머뭇거리는 새

TSMC 매출·점유율 격차 더 늘려

시스템 반도체 육성 최대 과제로

세계 첫 3나노 기반 첨단화 가속

李 복귀 맞춰 투자액 추가할 수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복권 후 경영 일선에 본격적으로 복귀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이 부회장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달아나는 대만 TSMC를 따라잡을 복안을 마련하는 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 인수합병(M&A)은 물론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미터(㎚·10억 분의 1m) 반도체 공정 등 초격차 기술 개발에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협의체인 ‘칩4 동맹’, 중국의 ‘반도체 굴기’ 사이에서 한국의 공급망 해결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복권 후 처음으로 경영 활동 전면에 나섰다. 공식 임직원 행사나 현장 시찰 등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룹의 각종 현안을 두루 보고 받았다는 후문이다. 현재 해외 출장 중인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이 돌아오는 대로 사장단과 본격적으로 경영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무엇보다 최고위 경영진과의 잇단 만남 속에서 시스템반도체 육성과 공급망 해소 문제에 진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대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매출은 지난해 4분기 대비 3.9% 감소했고 시장 점유율도 18.3%에서 16.3%로 하락했다. 반면 TSMC는 같은 기간 매출액을 11.3% 늘려 점유율이 52.1%에서 53.6%로 확대됐다. 세계 시장 점유율 20% 달성이 당장의 과제인 셈이다.
총수가 부재한 사이 2017년 이후 5년 이상 대형 M&A는 실종되고 미국의 요청으로 결정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은 제대로 첫 삽도 뜨지 못했다. 그 사이 TSMC의 류더인(마크 리우) 회장은 3일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마주하며 대미(對美) 밀착 관계를 과시했다.

기술 경영은 M&A와 더불어 TSMC를 추월할 최대 무기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미 6월 이 부회장 주도로 GAA 기반 3나노미터 공정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출하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각각 올 하반기, 내년 하반기를 양산 목표 시점으로 내세운 TSMC·인텔보다 한참 빠른 일정이었다. 더욱이 GAA 기반 최첨단 반도체는 TSMC·인텔이 아직 구체적인 생산 계획도 수립하지 못한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고위 관계자는 “3나노미터 제품 생산을 거듭할수록 수율도 점점 빠르게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5월 공언한 5년간 450조 원을 넘어 투자 금액을 추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과거 특별사면된 기업인들의 행보를 근거로 이 부회장 역시 복권을 계기로 공격 경영을 펼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2015년 특별사면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메르스 발발로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SK하이닉스에 46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08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그해 예년의 2~4배에 달하는 11조 원을 투자하고 4500명을 채용했다. 2016년 사면된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풀려난 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 부회장은 이달 12일 복권 직후 입장문을 내고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칩4 동맹으로 대변되는 미중 갈등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점도 이 부회장 앞에 놓인 숙제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업체들에 반도체 장비를 주로 공급 받으면서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 메모리반도체의 최대 수출국이기도 하다. 총수의 결단 없이 우물쭈물하다가는 그룹 전체가 투자 적기를 놓치고 국가 경제도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부회장이 올 6월 재판부에 양해를 구하면서까지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수급을 직접 챙긴 것도 이 같은 고민 때문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나아가 최근 텍사스주에 세제 혜택 신청서를 내고 앞으로 2046년까지 총 1921억 달러(약 252조 6000억 원)를 들여 텍사스주 오스틴에 2곳, 테일러에 9곳의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또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베트남에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기판(FCBGA) 생산 기지를 짓고 내년 7월 본격 가동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부회장은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구성원들과도 조만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그룹 지배구조 개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 등에 대한 윤곽을 직접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다만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생명서초사옥에서 열린 준법위 정례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회의 참석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이찬희 준법위원장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문제를) 지금 계속 준비하고 있다. 한 번 지켜봐 달라”고만 말했다. 이 부회장 복권을 두고는 “국민과 국가 경제를 위해서 더 큰 수고를 해주시기를 기대한다”며 “위원회도 철저한 준법 감시를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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