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그널] '1세대 PEF' H&Q의 진화…테크 투자로 외연 확대

'적자' 스타트업 런드리고에 300억 투입

빠른 성장과 세탁 외주화 경향에 착안

카카오엔터 투자 여부도 주목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중 1세대로 꼽히는 H&Q코리아(H&Q)가 테크 기업의 성장성에 베팅하는 유연한 투자 전략으로 투자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기금·공제회·은행·보험사 등 보수적인 기관투자가의 돈을 굴리는 PEF 대부분이 성장성은 높지만 적자 상태인 기업에 투자를 꺼려온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Q는 비대면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 운영사인 의식주컴퍼니에 약 300억 원을 신규 투자한다. 의식주컴퍼니는 이번 라운드에서 총 500억 가량을 투자 받는데 H&Q가 핵심 투자가인 셈이다. 이번 투자유치에는 베저스인베스트먼트와 KB인베스트먼트도 공동 조성한 펀드를 통해 약 50억 원을 투자하는 등 5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이 모였다. 이번 라운드에서 의식주 컴퍼니의 기업가치는 3000억 원으로 평가됐다.

1998년 출범한 H&Q는 탄탄한 중견 기업 창업주 일가를 상대로 단독 협상을 통해 경영권을 인수한 후 기업 가치를 높여 되파는 전통적인 바이아웃(Buy-out) 전략과 기업 등 전략적 투자자와 손잡고 회사를 인수하는 소수 지분 투자 전략을 펴왔다. 장기간 협상을 통해 기업 내부 사정을 이해하고 너무 비싼 가격으로 투자하지 않도록 경쟁 입찰 보다는 단독 협상을 선호해왔다.

특히 상대적으로 소규모 투자금을 분산해 투입하는 벤처캐피탈이 아니라 한 번에 큰 돈을 ‘쏘는’ PEF 운용사로서 재무 상태가 탄탄한 흑자 기업을 선호했다. 전자상거래 결제 대행 업체인 케이에스넷·자동차 부품사 만도 등이 H&Q가 그간 투자해온 대표적 기업으로 거론된다. 소수 지분 투자자로서 백기사 역할에 충실했던 투자 사례는 일동제약과 하이마트(현 롯데하이마트(071840))가 있다.

H&Q가 300억원을 투입한 의식주컴퍼니는 아직 적자 상태인 스타트업이어서 20년 넘게 견지해온 하우스의 투자 전략 및 대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셈이다.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런드리고의 매출은 2020년 70억 원에서 130억 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66억 원에서 136억 원으로 증가했다. 당기순손실 또한 같은 기간 66억 원에서 139억 원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H&Q는 의식주컴퍼니가 창업 후 경쟁사보다 짧은 시간에 외형을 확장한 점, 직영 공장을 운영하고 현금 흐름이 좋은 기업을 추가로 인수한 것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탁’ 이라는 일상의 업무가 사라질 수 없는 사업 아이템인데 비대면 서비스로 옮겨가는 경향을 잘 포착했다는 것이 H&Q의 투자 배경이다.

H&Q는 잡코리아 투자를 통해 소위 ‘대박' 투자 신화를 쓴 바 있다. 2013년 1145억 원에 인수해 플랫폼 기업 선호도가 최고조에 올랐던 지난해 9700억 원에 매각하며 연수익률 42.7%를 달성했다. 테크 기업 투자에 자신감이 붙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H&Q는 최근 M&A 시장의 침체 상황도 반영해 투자 대상을 다각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금리 인상이 가팔라지면서 기업 가치의 변동성은 높은 편이다. 경영권 거래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기업 가치가 가장 중요할 수 밖에 없는데 매도자들의 눈높이가 아직 낮아지지 않아 시장에서는 기업 경영권 거래가 중단되거나 무산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비해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보고 소수 지분을 사들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용이한 측면이 있다. .

IB업계는 H&Q의 다음 행보에도 주목하고 있다. 오랫동안 지지부진했던 카카오(035720)엔터테인먼트 투자를 H&Q가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떄문이다. 현재까지는 글로벌 PEF인 KKR이나 TPG가 검토했으나 이렇다할 진척은 없었다. 이에 대해 H&Q측은 “카카오엔터 투자 여부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