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넉 달 만에 반등했다. 3%대 진입을 눈앞에 뒀던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 하락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3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6%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반등한 것은 4개월 만이다. 지난해 11월 사상 최초로 4%대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이후 석 달 내리 하락세를 보이면서 2월에는 3.53%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도 3월 3.71%로 전달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신한·우리·SC제일·하나·NH농협·기업·국민·씨티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의 예금과 적금·은행채 등 수신 상품 금리가 오르거나 내리면 이에 따라 코픽스도 상승하거나 하락한다.
코픽스가 반등한 것은 전월 주요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일시적으로 반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추이를 보면 2월 한 때 연 3% 초반까지 밀려났던 금리가 3월 초에는 최대 3.80%(3일 기준)를 기록하는 등 4%선에 다가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3월 전반적으로 예금금리와 은행채금리가 하락하기는 했지만 월초만 놓고 보면 예금금리가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다”면서 “은행들이 자금 조달을 어느 시점에 했는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월초 높아진 예금금리가 조달 부담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픽스 변동분은 당장 18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반영될 예정이다. 실제 우리은행은 이날 연 4.45~5.65%인 주담대 변동금리를 18일 연 4.48~5.68%로 올릴 예정이다. KB국민은행도 연 4.18~5.58%인 상품 금리를 연 4.21~5.61%로 조정한다.
다만 코픽스 오름세가 다음 달에도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지난달 초 소폭 상승했던 예금금리가 이후 다시 잦아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연 3.40~3.54%로 전달(연 3.60~3.72%)과 견줘 0.18~0.20%포인트 하락했다. 경기 둔화가 가시화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제동이 걸린 만큼 금리를 더 끌어올릴 유인 또한 적다는 시각도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경기 하강 압력이 여전히 큰 터라 시장금리가 올라설 힘이 크지 않아 보인다”면서 “3월 코픽스가 올라선 만큼 당장에야 주담대 변동금리가 오르겠지만 향후 인상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신(新)잔액 기준 코픽스도 3.08%로 한 달 새 0.01%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KB국민은행의 경우 주담대 신잔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는 4.26∼5.66%에서 4.27∼5.67%로 높아진다. 우리은행의 신잔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도 0.01%포인트(4.43∼5.63%→4.44∼5.64%) 상향 조정된다. 신잔액 코픽스는 2019년 6월부터 새로 도입된 지표로 기타 예수금과 차입금·결제성자금 등을 추가로 고려해 산정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