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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MS·구글 덕분에 살림살이 나아지셨나요

양철민 IT부 차장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줬을까. 답변은 각자 다르겠지만 최소 우리 국민이라면 고개를 갸웃해야 할 듯하다. 세금 때문이다.

우선 MS를 보자. 한국MS는 지난해 회계연도(2021년 7월부터 1년간) 기준 국내에서 1조 324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726억 원에 그쳤다. 한국MS의 영업이익률(5.4%)은 MS 본사(39%)와 격차가 상당하다. 이에 따라 법인세 납부액도 162억 원에 그쳤다.

한국MS의 영업이익이 낮은 것은 매출 대부분을 MOL이라는 MS 관계사에 ‘기술 사용료’로 지불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MS의 지난해 매출원가 1조 553억 원 중 기술 사용료 지급분은 9506억 원에 달한다. MS의 검색엔진 ‘빙’ 또한 MOL의 명확한 실체를 모르지만 한국 소재 기업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결국 한국MS가 ‘제대로 세금을 내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으로 이어진다. 실제 한국MS의 지난해 매출은 2021년 매출 대비 14% 늘었지만 같은 기간 법인세 납부액은 357억 원에서 162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기술 사용료가 7412억 원에서 9506억 원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물론 기술 사용료가 어떻게 책정되는지는 물음표다. 참고로 한국MS의 배당액은 같은 기간 770억 원에서 1140억 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구글은 어떨까. 구글코리아는 지난해 3449억 원의 매출과 27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익 규모가 생각보다 작은 이유는 국내 앱 마켓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플레이 수수료가 해당 수치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구글플레이 매출은 구글 싱가포르 법인에 귀속된다.

이 같은 매출 구조로 구글은 상당한 절세가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식 의원에 따르면 구글의 한국 내 앱 매출은 최대 연 6조 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8조 2201억 원)나 카카오(7조 1068억 원)의 지난해 매출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참고로 구글코리아의 지난해 법인세 비용은 네이버의 25분의 1 수준인 169억 원이다.

MS와 구글은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서비스 경쟁이 인류를 조금 더 편리하게 만들 것은 확실하다. 다만 국가 재정만 놓고 봤을 때 MS·구글 본사가 속한 미국과, 우리나라가 얻을 세수 차이가 커 보인다는 점에서 이들을 마냥 응원하기만은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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