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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CGV 주주들 "지주사 어디 가고 개미 호주머니 터나"

5700억 유상증자에 CJ 현금 지원은 600억 원 뿐

"일반주주에 책임 전가하면서 지분율 변동은 없어"

사진제공=CJ CGV




CJ CGV(079160)가 기존 발행주식 수보다 많은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자 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5700억 원 규모로 진행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지주사인 CJ(001040)는 600억 원만 참여하는 반면, 비상장 자회사 주식 현물출자로 지분율은 유지하게 돼 일반주주에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CGV의 자본확충은 57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45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두 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먼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가 7630원에 신주 7470만 주를 새로 발행한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는 일반 공모한다.

CJ CGV 주주들은 최대주주 CJ가 지분율(48.5%)만큼 신주를 인수하지 않기로 해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 CJ는 배정된 2764억 원 규모 신주 물량 중 600억 원어치만 사들이고, 나머지 실권주는 공모 청약으로 넘겼다. 한 주주는 종목 토론방에서 “결국 개미 호주머니를 털어 빚을 갚겠다는 것” 이라며 “최대주주는 빠지고 경영 실패의 책임을 일반 주주들에게 전가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했다.

CJ 주주들도 이번 유상증자가 불만족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언제까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자회사 CJ CGV를 살리기 위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해야 하느냐는 주장이다.

두 번의 유상증자 후에도 CJ가 보유한 CJ CGV 지분율에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돼 위험 부담을 지우고 이득만 취하려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CJ는 CJ CGV의 유상증자에 지분율만큼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지분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57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와 별도로 진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향후 CJ CGV는 연내 CJ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J는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자회사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을 현물 출자한다. CJ올리브네트웍스에 대한 회계법인의 평가액은 약 4500억 원이며 현물 출자 가액은 법원 인가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이를 두고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약 1조 원의 유상증자 후 CJ의 지분율은 45.4%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자본확충이 마무리되면 CJ CGV의 부채비율(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값)은 1분기 기준 912%에서 240%로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CJ CGV는 단순히 재무 구조 악화에 따른 자금 수혈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유상증자 결정 공시에 따르면 5700억 원 중 3800억 원이 채무 상환에 투입되고 신사업에 투자하는 자금은 1000억 원에 그친다.

CJ CGV는 2018년부터 5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2016년 튀르키예 마르스 엔터테인먼트 인수 이후 리라화 폭락으로 발생한 총수익스와프(TRS)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적자가 이어졌고, 2020년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한 관객 수 급감으로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결국 재무 구조가 악화한 CJ CGV는 신주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자본 확충에 나섰다. 지난 2020년 유상증자(2200억 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10월 800억 원·12월 2000억 원), 2021년 전환사채 발행(3000억 원), 2022년 제3자배정 유상증자(1500억 원), 영구 전환사채 발행(4000억 원) 등이 이어졌다. 주주들로서는 극장 사업 정상화와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가던 지난해에도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이라는 악재를 만났기에 이번 사태에 대한 눈초리는 더욱 따갑다.

한편 유상증자 발표 이후 CJ CGV와 CJ 주가는 각각 31.38%, 8.07% 하락했다. 직전 거래일인 23일 CJ CGV 종가는 9950원까지 하락하며 15년 전인 2008년 10~11월 당시 주가 수준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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