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 11위를 기록하고 있는 폴리곤의 본진은 두바이에 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를 넘나들며 소통해야 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특성 상 중동에 위치한 두바이가 지리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두바이 정부가 가상자산 산업에 친화적이라는 점도 폴리곤이 두바이에 둥지를 트는 데 영향을 미쳤다. 산디프 나일왈(Sandeep Nailwal) 폴리곤 공동 창업자는 두바이가 싱가포르처럼 차세대 크립토 허브로 거듭날 것이라 내다봤다.
지난 달 두바이 폴리곤 사무실에서 만난 나일왈 창업자는 “두바이 왕족과 정부 모두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이해가 깊고,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두바이 왕족의 젊은 세대가 적극적으로 산업 부흥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두바이 정부가 관련 규제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 역시 가상자산 산업이 미래라는 전제 하에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세계 각지와 비교해도 두바이가 실무적으로 사업을 하기 수월하다고 말했다. 이를 테면 두바이에서는 폴리곤이 사업자로서 은행 업무를 보기가 더 편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친(親) 가상자산 기조 덕분에 최근 두바이로 개발자, 프로토콜, 벤처캐피탈(VC), 펀드 등이 몰려오고 있다. 나일왈 창업자는 “6개월 전만 해도 업계 사람을 만나면 가상자산 트레이더가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에는 다방면에서 유능한 인재들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쉽고, 은행계좌 개설도 손쉬워 세계 각지에서 기업들이 두바이로 모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미국 당국이 불명확한 기준으로 업계에 제재를 가하면서 “많은 기업이 미국을 떠나 두바이로 오고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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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왈 창업자는 두바이가 외국인에게 개방적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전세계인이 한데 모인 만큼 두바이에서는 어디를 가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식당 메뉴도 다양하다. 반면 그는 서울은 “매우 한국적 도시”라며 상대적으로 폐쇄적이라고 짚었다. 개방성 측면에서는 두바이가 서울보다 우위에 있어 해외 기업 입장에선 두바이가 더 매력적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두바이가 항공의 주요 거점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두바이에서는 그의 모국인 인도를 비롯해 세르비아 동 유럽 지역으로도 직항이 있어 이동이 편리하다.
그는 이러한 개방성과 지리적 이점을 종합해 봤을 때 향후 두바이가 “차세대 싱가포르 역할을 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간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금융 허브이자 크립토 성지로 입지를 다져왔다면 이제는 두바이가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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