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073240) 광주공장 화재 진압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금호타이어가 타이어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번 사고로 생산라인 가동을 멈춘 광주공장 대신 전남 곡성공장과 중국·베트남공장 등 다른 생산 거점을 최대한 활용해 공급 공백을 최대한 해소할 방침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19일 “광주공장 화재 진화를 마무리하는 대로 소방 당국과 함께 화재 원인과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을 우선적으로 파악할 것”이라며 “공장 복구와 재가동 시점은 그 이후에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불이 난지 사흘째인 이날 막바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진화율은 90∼95%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발생한 곳은 광주공장 내 서쪽에 위치한 2공장이다. 불은 지난 17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2공장 내 정련 공정에서 발생했으며 현재까지 2공장의 60%가량이 전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금호타이어는 화재 발생 당일부터 광주공장의 타이어 생산을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화재로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공장은 연 1200만 본(하루 3만 3000본) 타이어를 생산하는 주요 생산 거점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타이어 물량은 지난해 전체 물량(6140만 본)의 19.5% 비중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광주공장의 가동 재개가 연내 이뤄지지 못할 경우 700만 본 규모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호타이어는 곡성공장과 중국·베트남공장 등을 활용해 광주공장 생산을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객사인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업체와는 현재 상황을 공유하며 신차용 타이어(OE) 납품 일정 등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공장(광주·곡성·평택공장)과 해외공장(중국·베트남·미국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각각 99.4%, 100.8%로 이미 바쁘게 돌아가고 있어 광주공장의 물량을 대체하기엔 한계가 있다.
금호타이어의 올해 사업 계획도 전면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글로벌 생산 능력을 6500만 본으로 전년(6140만 본) 대비 5.9%가량 확대할 예정이었으나 광주공장 화재로 제때 추진하기 어려워졌다. 광주공장 정상화와 지역 주민 피해 보상 등에 비용을 우선적으로 투입하기 때문이다. 이에 유럽·미국 등에서 타이어 판매를 늘려 역대 최대인 5조 원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올 초 가이던스로 제시했던 실적 목표치는 글로벌 생산 능력 및 판매 확대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광주공장 화재에 따른 피해 복구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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