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발생으로 브라질산 닭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정부가 국내 주요 닭고기 가공·판매업체들과 긴급 회의를 개최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9일 주요 국내 닭고기 수입육업체와 긴급 영상회의를 개최하고 브라질산 닭 수급 현황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은 브라질·태국·미국 등에서 닭고기를 수입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브라질산 닭고기의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닭고기 부분육 수입 물량 18만 4600톤 가운데 브라질산이 15만 8100톤으로 85.6%를 차지했다. 이외에는 태국산(2만 톤)과 미국산(2000톤)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수입 금지 조치는 브라질 농축식품공급부(MAPA)가 종계 농장에서 HPAI 발생을 확인하면서 이뤄졌다.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주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종계가 폐사하면서 연방정부가 조사에 나섰고 그 결과 이달 15일 HPAI 양성이 확진됐다. 브라질 가금 농장에서 HPAI가 확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수입을 재개하기까지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과 브라질 간의 ‘수입 위생 조건’에 따르면 HPAI 양성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날로부터 28일간 추가 발생이 없으면 브라질 측이 한국에 수입 재개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추가로 HPAI가 발생한다면 수입이 재개되는 시점은 더 늦춰질 수 있다. 브라질에서 선적한 닭이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30~40일이 소요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국내산 닭고기 자급률이 높은 만큼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산 닭고기 자급률은 83.3%에 달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15일 발생 이전에 선적된 닭까지는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라며 “수입 금지 조치에 따른 축산물 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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