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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 CEO “캔자스 新공장 조기 가동 요구받아”
K배터리가 테슬라와 관련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미국산 배터리 생산 확대가 시급한 테슬라가 일본 파나소닉에 신규 공장의 조기 가동을 요청하면서 파나소닉의 소재 공급사로 K배터리가 낙점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그동안 양극재 등을 생산하는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공정 전환이 예상치 못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며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배터리 소재 업계가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미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배터리 소재 다변화에 나서면서 K배터리가 위기를 극복할 계기를 마련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테슬라는 파나소닉, LG에너지솔루션(373220), 중국 CATL로부터 전기차용 배터리를 조달하는데 북미 시장에선 파나소닉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특히 LG엔솔, CATL이 단독 공장에서 공급하는 것과 달리 테슬라와 파나소닉은 미국 네바다주에 세운 합작 공장을 통해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테슬라가 파나소닉에 배터리 셀 생산량 증대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테슬라 전문 외신 중 하나인 테슬라라티 보도에 따르면 쿠스미 유키 파나소닉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고객사로부터 캔자스주에 위치한 신규 배터리 공장 가동을 서두르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테슬라 등 북미 고객사들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준수하기 위해 중국산 배터리 비중을 낮추고 파나소닉으로부터 배터리를 빨리 공급받겠다는 것입니다.
테슬라 일부 모델, IRA 세액공제 제외
2024년 출시된 테슬라 모델3 RWD와 퍼포먼스 모델이 IRA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 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IRA 조건을 충족하는 전기차를 구매할 시 소비자는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40만 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파나소닉은 2025년 하반기부터 연간 생산능력 30GWh 규모의 캔자스 공장의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본격적인 양산까지는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게 기존 전망이었습니다. 하지만 테슬라가 IRA 세액공제 요건을 충족하고 모델 Y 퍼포먼스 출시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산 배터리 수급 확대가 시급한 만큼 파나소닉이 테슬라 요청에 따라 공장 양산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이 상당해 보입니다.
파나소닉 주력 납품 스미토모의 공정 전환이 변수
이런 상황에서 일본 스미토모화학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테슬라에 납품하는 파나소닉 배터리에는 스미토모화학이 생산한 양극재 비중이 높다는 게 업계 전언입니다. 스미토모화학은 그동안 파나소닉의 핵심 양극재 공급사로서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2026년 회계연도부터 고객사 요구에 따라 양극재 제품을 NCA에서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증권가에선 제조 공정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미토모화학의 생산 ‘공백’을 틈타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파나소닉과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협력 방향성은 여러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존에 테슬라 전기차 배터리에 적용됐던 엘앤에프(066970)나 LG화학(051910)의 공급 물량이 확대되거나 새로운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가 테슬라 공급망에 진입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국내 양극재 업계가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글로벌 고객 다변화와 시장 확대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미토모화학의 생산능력 공백, IRA 보조금, 테슬라에 양극재 물량 필요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국내 양극재 기업들의 파나소닉 수주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미국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미국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테슬라와 파나소닉의 행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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