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에 속칭 ‘깔세’ 방식의 단기 임대 사무실을 차려놓고 투자자를 유인하는 불법 금융 다단계가 기승을 부리자 서울시가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은퇴 후 노후를 준비하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불법 금융 다단계 사기 행위가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올 1분기(1~3월) 서울 지역 사기 범죄 발생 건수는 2만 280건으로 전년 동기(1만 8718건)보다 8.4% 늘었다. 법인을 활용한 조직적 사기 범죄도 같은 기간 23개에서 43개로 갑절 가까이 증가했다.
불법 다단계 조직들이 이용하는 깔세는 단기 전대차 계약을 맺을 때 쓰는 은어로, 불법 다단계 조직이 사무실을 운영할 때 흔히 활용하는 수법이다. 테헤란로 등에 깔세로 사무실을 빌린 뒤 그럴듯하게 꾸며놓고 은퇴자나 주부, 고령층 등에 투자를 유도한 뒤 수당을 지급하다가 잠적하는 식이다.
시 관계자는 “은퇴 후 투자처를 찾던 고령층이 ‘수익 10배 보장’ 등의 유혹에 속아 투자했다가 피해를 보기도 한다”며 “센터장, 지점장 등 직책을 주며 사람을 모집하면 수당을 준다는 다단계 특유의 불법 후원수당 체계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시는 피해를 예방하려면 비정상적인 ‘고수익 제시’, ‘원금 보장’ 등을 제안하는 업체는 의심하고, 추천·후원수당 중심 수익 구조인 곳을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 ‘다단계판매업자 정보공개’에서 등록 여부와 과거 위반 이력을 우선 조회하며 해당 업체의 사무실 임대 기간과 계약 형태도 확인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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