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엔비디아가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자 해외 증권가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모건스탠리·씨티·HSBC는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하며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다만 JP모건과 UBS는 미국 정부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관망세를 유지했다.
3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전날 보고서를 내고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기존 160달러에서 170달러로 올렸다. 씨티 역시 150달러에서 18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우려와 달리 기대치에 부합하자 중국 외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진단이다. 이에 29일(현지 시간) 주가도 3.25% 오른 139.19달러로 마감하며 올해 2월 이후 약 3개월 만에 종가 기준 14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엔비디아는 최근 올해 2~4월 매출이 440억 6000만 달러(약 60조 7600억 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수준으로 시장 추정치(433억 1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특히 데이터센터 매출이 73% 늘어난 391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블랙웰 매출은 240억 달러를 달성했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오픈AI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규모로 도입하는 등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를 지속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6% 늘어난 188억 달러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96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에 대해 모건스탠리와 씨티·HSBC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모건스탠리는 “그동안 시장에 존재하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고 중국 이외 지역에서의 비즈니스 가속이 분명히 드러났다”며 “성장을 이끄는 주요 요인들이 지속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업이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씨티는 “블랙웰의 마진률이 목표치인 70% 중반을 유지하며 관세 영향이 없었다는 점이 입증됐다”면서 “다음 분기 매출 전망은 450억 달러로 미국 정부의 H20 칩 중국 수출 금지 조치에 대한 마지막 관문을 넘었다”고 짚었다. 여기에 실리콘밸리 버스 투어, 유럽 ‘엔비디아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 GTC 이벤트 등 주가 상승을 이끌 모멘텀이 남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JP모건·UBS는 목표가를 각각 170달러·175달러로 유지하며 관망세를 보였다. 수출 규제가 없었다면 더 높은 매출을 달성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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